- 이색 야구 훈련장비

NC엔 ‘무거운 링’ 장착된 배트
KT·LG, 전지훈련에 배드민턴

지루한 훈련속 새 활력소 찾기
재미·능률 모두 잡는 도구 눈길


프로야구 키움의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의 1루 더그아웃에는 특이한 배트가 있다. 배트 중간을 자른 뒤 수건을 연결했다(위쪽 사진). 타격 훈련 장비. 강병식 키움 타격 코치는 “수건이 매달린 방망이로 스윙하면, 타석에서 배팅할 때처럼 저항력을 느낄 수 있다”면서 “투수들이 섀도 피칭을 할 때 수건을 잡고 어깨를 돌리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귀띔했다.

과거부터 쓰인 야구 장비는 배트와 글러브, 수건, 고무 튜브, 타이어 등이다. 최근엔 키움의 연습배트처럼 훈련의 재미를 높이는 이색 장비들이 도입되고 있다.

NC의 홈인 창원NC파크 더그아웃에 도 색다른 배트가 있다. 생긴 건 선수들이 쓰는 보통 배트지만, 무게가 2배 이상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인기를 누리는 훈련용 방망이다. 경기 중 대기타석에서 방망이를 휘두르며 감을 잡을 때 무게감을 위해 배트에 링을 끼우는데 이 배트는 링을 끼웠다 뺐다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이 배트는 NC가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 올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시애틀과 연습경기를 하면서 시애틀 선수들이 이 배트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구입처를 문의했더니, 시애틀 구단이 선뜻 한 자루를 건네줬다는 후문이다.

수비훈련을 할 때 쓰는 플랫글러브(아래쪽)를 선수들은 ‘판때기’라고 부른다. 글러브의 손바닥 부분이 평평하기 때문이다. 손지환 SK 수비 코치는 “플랫글러브로 타구를 잡으면 손동작이 부드러워지고 순발력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SK의 3루수 최정은 플랫글러브와 함께, 2인치 이상 작은 글러브를 훈련할 때 착용한다. ‘아기 글러브’를 훈련할 때 손에 끼는 건 더 정확하게 공을 잡기 위해서다. 최정은 “아기 글러브를 활용하면 타구를 잡는 감각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키움은 올해 더그아웃 뒤에 샌드백을 설치했다. 스트레스 해소용. 선수들이 화가 났을 때 부상 없이 분풀이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한 것이다. 한화의 홈인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1루 더그아웃 뒤에도 샌드백이 있는데 키움과는 용도가 다르다. 2015년 당시 한화 사령탑이었던 김성근 전 감독이 요청한 것으로, 선수들의 특별 타격 훈련을 지도할 때 활용했다.

스프링캠프는 시즌을 치르기 위한 기량과 체력을 갈고 다듬는 무대. KT는 지난해부터 스프링캠프를 차릴 때 럭비공을 갖고 간다. 럭비경기처럼 공을 주고받으며 달리는 훈련을 위해서다. 그냥 뛰는 건 지루하다. 럭비공 훈련은 재미를 느끼면서 체력, 순발력, 그리고 민첩성까지 향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는 스프링캠프에서 낙하산 모양의 훈련 보조기구를 허리에 차고 러닝하며 하체 근육을 단련했다. SK를 비롯해 한화, LG, KT 등은 전지훈련을 떠날 때 배드민턴 채를 잊지 않는다. 배드민턴 채를 휘두르면 어깨의 유연성을 향상할 수 있다. 배드민턴은 또 유산소 운동이기에 지구력 강화에 안성맞춤이다. 롯데와 KIA, 키움 등은 지름 1m가 넘는 대형 타이어를 허리에 둘러매고 달리면서 하체 근력을 키운다.

강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는 체력 강화 등을 위해 여러 가지 도구를 동원하지만, 정규리그에 돌입하면 체력보다는 컨디션 유지에 포인트를 맞추기에 훈련 장비가 줄어든다”면서도 “하지만 훈련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수건이 달린 배트처럼 흥미를 돋우는 장비를 계속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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