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축하 편지·답신” 설명뒤
“어느 시점에 회담 할 것” 언급
모호함 속 속도조절론 재확인

北외무성 “美제재에 굴복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에서 3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이 있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서에 추가 만남에 대한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마도 있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이 알다시피 어느 시점에 우리는 그것(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3차 정상회담 시점이나 이를 거론한 친서가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보낸 것인지, 자신이 보낸 답신인지에 대해서는 더는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전문매체 더힐 인터뷰에서도 “북한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관계는 매우 좋다”며 “핵 실험도 없고 여러분 알다시피 인질들이 돌아왔고 매우 많은 일이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전쟁이 날 뻔했다며 “이제는 그렇게(전쟁이 날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북한과) 관계는 좋으며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4개월째 교착 상태에 빠진 미·북 간 협상 재개의 실마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도’라는 다소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친서에 3차 정상회담 관련 내용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전에 밝힌 “추후에 하고 싶다”는 입장에서 좀 더 진전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 외교’를 통해 대화 불씨를 이어가면서도 추가 정상회담 시점을 못 박는 대신 먼저 실무협상 재개가 필요하다는 속도조절론을 재확인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추가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당장 회담 개최가 가시화되기는 어렵다는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 주변에서도 3차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서는 먼저 실무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가시적 성과가 담보돼야 한다는 의견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26일 외무성 담화를 통해 “우리는 미국 제재에 굴복하는 나라가 아니다”며 미국을 강력히 비판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행위를 더욱 로골(노골)화하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은 온갖 허위와 날조로 일관된 ‘인신매매보고서’와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서 우리 국가를 악랄하게 헐뜯는가 하면 우리를 적으로 규정하고 제재를 계속 가할 것을 요구하는 ‘국가비상사태’를 1년 더 연장하는 놀음을 벌려 놓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외무성 대변인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대북 제재와 관련된 발언을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향후 미 정부가 제기할 수 있는 인권문제 개선 요구를 사전에 차단하면서도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여지도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남석·정철순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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