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증 치료·입원중 수액도 직접 관련 없다고 지원비 제외

특조위 ‘엉터리 지원사례’
‘폐질환과 연관성 증명하라’
치료비 피해자에 부담시켜

간병비 지급액 턱없이 부족
사실상 가족들이 고통 전담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엉터리 지원을 하면서 피해자들이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적이지 못한 간병비나 요양생활수당 지급, 뒤늦은 피해 판정 결과 확인 등으로 피해자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만큼 지원 방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지원소위원회는 26일 오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한 정부의 잘못된 피해지원 사례들을 발표했다. 특조위는 전국에 걸친 권역별 설명회, 피해자 상담과 자문 등을 실시해 사례 9가지 유형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특조위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임의로 삭감하는 의료비, 부족한 간병비 지급, 현실적이지 못한 요양생활수당, 치료를 위한 교통비 미지원 등이 문제 사례 유형으로 지적됐다.

소화약과 영양제 주사 등 의료진이 환자에게 투약하는 약을 임의로 의료비 지원에서 제외한 사례가 대표적이었다. 중증질환자인 박모 씨는 가습기 피해 사고를 당한 이후 소화제를 항상 복용하고 합병증으로 인한 피부과 치료를 받고 있어 정부에 피해 지원을 요청했으나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해주지 않아 자비로 충당하고 있다. 또 수액이나 영양제 주사처럼 의료진이 치료를 위해 처방하는 약물도 자비로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조위는 “피해 지원 담당 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소화기 질환이 가습기 살균제와 연관이 있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정부가 책임을 의료진에게 떠넘기는 행정편의주의”라고 비판했다.

간병비 지급액수도 부족한 실정이다. 질환 3단계 판정자인 박 씨는 폐가 13% 정도 남아 있어 월 간병시간이 약 880시간 필요하지만, 장애인활동보조시간 290시간(국민연금 190시간+서울시 100시간),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지원받는 간병비를 장애인활동보조시급으로 환산하면 115시간으로 나머지 475시간은 가족이 교대로 간병하거나 자비로 부담해야 했다. 특조위는 피해자들이 간병과 경제적 활동을 병행하며 이중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양생활수당이 현실적이지 못한 부분도 피해 사례로 꼽혔다. 천식과 비염 등을 앓고 있어 직장을 다니지 못하는 서모 씨는 천식의 중증도 장해 판정이 나와 66만 원의 요양생활수당을 받고 있지만,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가장으로 생계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전원 특조위 지원소위원장은 “정작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사람들조차 비현실적이고 불합리한 지원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지원 방안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지영·조재연 기자 goodyoung17@munhwa.com
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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