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싱페이 “군사력경쟁 점점 치열
평화시대로 회귀 가능할지 의문
韓, 美 도우면 어려운 처지 놓여”
마스트로 “韓美, 일대일대응땐
中무역공격에 대처능력 떨어져
같이 보복해야 中 두려워 할 것”
26일 열린 국제포럼 ‘문화미래리포트(MFR) 2019 - 차이나 파워와 한반도’의 제3세션(중국과 한반도)에선 중국의 패권주의 전략에 대한 한국의 대응방안을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기조연설을 맡은 오리아나 스카일러 마스트로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포럼에서 “한국이 정보감시 능력을 향상시킨다면 대(對)중 관계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고 평화·안보도 유지할 수 있다”며 “미국은 역내 평화와 안보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의 군사력이 증대되면서 이런 노력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이 계속해서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남중국해는 전략적으로 해상교통로에 크게 의지하고 있는 한국에도 중대한 문제”라며 “한국은 동남아 국가들과도 협력을 강화해 남중국해 평화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밍싱페이 미 클레어몬트 매케나대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한국이 처할 위기를 우려했다. 그는 “미·중 냉전 시대의 등장은 동북아시아에 황금시대의 종식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가 평화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 경제 번영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훨씬 더 추하고 번영 수준은 낮고 위험 수준은 높은 시대를 보게 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으로 아무 잘못도 없는 일본과 한국 등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스트로 교수는 중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패권국가로 부상하는 것을 두고 “미국과 한국이 일대일로 행동하기보다 중국에 함께 대응해야 하는데 양 국가가 독립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 한국은 중국과 대결적으로 나가고 싶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미·중 관계 악화 국면에서 미국은 아마 피해가 덜 가는 관세 부과를 계속해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밍싱페이 교수는 중국을 중심으로 향후 동북아에서 군사력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앞으로 10∼15년을 내다본다면 우리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군사력 증강을 역내에서 보게 될 것”이라며 “여기에는 미국과 중국이 훨씬 더 치열한 수준으로 관여할 것이고 안보에서의 경쟁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 의무가 있어 미국을 도울 것이고 이로 인해 중국과 멀어져 상당한 경제적 파괴가 일어날 수 있다”며 “미국은 한국이 장기적으로 중국과 적대시하는 방향으로 갈 것을 요구할 것이고 이로 인해 한국은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중 무역 갈등 과정에서 한국이 동맹국인 미국에 협력할 경우 중국이 무역 보복 조치를 감행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 마스트로 교수는 “한국은 어느 정도 무역을 다변화해 전력을 강화해야 하고 미국 또한 한국에 좀 더 나은 무역 협상을 마련해야 한다”며 “중국은 잃을 게 없어 강압적인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군사동맹처럼 한 국가가 공격을 당하면 다 같이 보복하는 조치로 중국에 대항한다면 중국 또한 보복이 두려워 무역 보복을 감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 계속 무역 보복을 취하고 있지만, 곧 이를 근절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전문가는 북한의 핵 문제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전략이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밍싱페이 교수는 “미국은 북한을 비핵화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지만, 중국은 그 결과를 달성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북한을 안보 완충지대로 생각하고 있는 중국은 현재 미·북 간의 대타협이 현실이 될 경우 전략적으로 취약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스트로 교수는 “중국은 북한의 핵 문제에서 배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중국은 직접 북한을 끌어내려 하는데 중국이 참여해 배제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과거보다 북핵 문제에 협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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