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안감 커지자 한발 후퇴
EU “재협상 절대 없다” 못박아


차기 영국 총리로 유력시되는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이 “노 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EU와의 브렉시트 재협상 방침을 긍정, 낙관했다. 반면 EU는 영국과의 재협상은 절대 없다고 못을 박고 있어 향후 영국 정부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26일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존슨 전 장관은 이날 영국 보수당의 자체 트위터·페이스북 방송에 출연해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million to one) 그래도 이에 대한 대비는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전날 존슨 장관은 “브렉시트의 새로운 예정일인 10월 31일, (브렉시트가) 되거나 또는 죽거나”라며 강경한 브렉시트 의사를 드러냈다. 현재 보수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존슨 전 장관은 차기 총리로 가장 유력한 인물로 꼽힌다.

존슨 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노 딜에 대한 두려움으로 영국 경제가 주춤하는 것을 막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앞서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의 마크 카니 총재는 노 딜이 발생할 경우 긴급부양책이나 통화확장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카니 총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한 영란은행의 대응은 총수요와 공급, 환율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니 총재는 그러면서 “나를 포함해 우리(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중 일부는 부양책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렇게 되리란 보장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AP통신은 카니 총재의 발언을 전하면서 “10월 말 노 딜 브렉시트가 닥치면 영국 경제를 지탱하기 위한 부양책을 지지하겠다는 가장 강력한 힌트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니 총재는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해 “이행기를 거치지 않고 교역 관계를 상실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가장 나쁜 방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차기 총리로 유력하게 꼽히는 보리스 존슨 전 장관의 입장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존슨 전 장관 등의 재협상 의사에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그동안 여러 차례 밝힌 바와 같이 재협상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