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보조금 지급·환율조작 등에
美의 좌절·분노 오랫동안 지속
완결까지는 시간 많이 걸릴 것
韓 ‘양다리’ 양국서 존중못받아”
“모종의 딜이 나오느냐가 관심의 초점이지만, 아직은 발화되기 어려운 단계로 보입니다. 추가 관세부과는 유예하고 양측 간 협상을 이어가는 게 기대할 수 있는 최고치로 생각됩니다.”
김종훈(사진)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일본 오사카(大阪)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미·중 무역 담판을 하루 앞두고 28일 양국의 협상 결과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관세와 무역만 협상하면 서로 조정해 합의할 수 있겠지만, 현재 양국의 협상은 화웨이, 안보, 대만까지 불똥이 튄 상황이라 완결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본부장은 미·중 갈등의 본질적 측면에서 중국 측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달간 상황을 표면적으로만 보면 미국이 중국을 너무 다그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면에는 십 수년간 쌓인 미국의 좌절감과 분노가 있다”며 “중국은 늘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 않았고, 약속을 조건으로 또 다른 협상을 꺼내왔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거듭되는 지식재산권 도용, 불공정 정부보조금, 환율조작 문제와 관련, 그는 “미국은 중국이 기본적인 국제질서와 원칙, 약속을 지키지 않아 왔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굴기를 꺼내든 데다 마침 돌직구 스타일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나타나면서 갈등이 폭발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의 중국 고립 정책에 대해 “미국 입장에선 중국이 일당독재체제나 인권 등에서 아직 세계질서를 같이 공유할 만한 폭이 좁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주문했다. 그는 “한국은 국가정체성, ‘헌법적 가치’를 기본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그 기본 위에서 외교전략이 나와야 남들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양다리를 걸치면 양쪽에서 다 존중받지 못할 수 있다”며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와 정체성에 대해 공표하고, 그 안에서 외교전략과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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