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對日 과거사 공조서 빠져
韓, 亞 ‘낙동강 오리알’ 우려”
대법원이 강제 징용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판결을 한 이후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한국이 동북아에서의 일본의 힘과 역할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철희(사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7일 최종현학술원이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한국 사람들은 일본이 (한국에) 큰 리스크가 없는 나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고, 이것이 이 지역의 역할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왜 간과하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박 교수는 이날 ‘격변의 한반도 : 지정학적 위기 분석과 전망’ 콘퍼런스에서 “현재 일본의 외교 노선은 ‘강한 일본을 만들어 대국으로 다시 진입해 대국 외교를 하겠다’는 생각”이라며 “(한·일이) 협력을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리스크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 일본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 관해 한국과 가장 동일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북한을 새롭게 만든다는 소위 ‘포켓 머니’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며, 나머지 국가들은 영수증만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분쟁과 관련, 박 교수는 “일본은 미국 편에 서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며 “중국은 과거사에서 한국과 공조해 일본을 공격했지만 이제 중국은 빠졌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국만 나서서 일본을 상대로 과거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그 리스크는 중·일 모두에게서 버림받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리스크’는 일본 하나만 보면 안 된다”며 “일본과 협력하는 것은 한국의 리스크를 줄이고 외교 지평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에서도 가장 도움이 될 나라는 일본”이라고 덧붙였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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