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 무더위속 ‘열탈진·열사병’ 증상과 예방법

기록적 폭염 작년 4526명 질환
48명 사망… 전년보다 4배 급증

6월까지 181명 작년보다 많아
이달부터 본격 더위… 더 늘 듯

과도한 땀에 수분부족 ‘열탈진’
고온에 장시간 노출땐 ‘열사병’

규칙적으로 물 자주 마셔줘야
두통 등 증상계속땐 즉시 병원


“더워 죽겠네!”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가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벌써부터 냉방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찾아오고 있다. 높아지는 온도와 함께 열사병, 열 탈진(일사병) 등 각종 온열 질환도 함께 찾아오기 마련이다. 특히 최근 한반도의 여름이 기록적인 폭염 현상을 나타내면서 온열 질환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땀 나고 불쾌해도 참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여기다간 정말로 더워서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다.

2일 질병관리본부의 온열 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해 감시체계 운영 기간(2018년 5월 20일부터 9월 10일까지) 중 신고된 온열 질환자는 총 4526명이었고 이 중 48명은 사망에 이르렀다.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온열질환자 신고가 많았다. 2017년(1574명)에 비해서는 약 3000명이 급증해 세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평년 9.8일인 폭염 일수가 31.4일, 열대야 일수도 17.7일(평년 5.1일)에 달하는 기록적인 더위가 장기간 지속됐던 탓이다.

질환자는 열 탈진(55.3%)과 열사병(23.2%) 순으로 많았고 연령대별 환자 수는 50대(21.8%)가 가장 많았다. 사망자도 지난해 11명에서 4배 이상으로 뛰어 48명이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사망자가 123명임을 고려하면 지난해를 기점으로 한반도가 온열 질환 ‘위험지대’가 돼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망자 중 65세 이상 환자가 34명이었다. 특히 더위가 정점을 찍는 낮 시간대(낮 12시∼오후 5시) 실외 작업 등을 하다 온열 질환에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해도 온열 질환의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더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감시체계를 가동하기 시작한 5월 20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181명으로 지난해의 같은 기간 온열 질환자 수(167명)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부터 높은 온도와 습도로 인해 열사병, 열 탈진 등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잦아졌다는 얘기다. 7월부터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만큼 온열 질환자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감시체계 연보에 따르면 매년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온열 질환은 열 탈진이다. 열 탈진은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신체 온도가 37∼40도까지 오른다. 중추신경계에 이상은 없으나 심박출량(심장이 뿜어내는 혈액의 양)이 잘 유지되지 못한다. 무더운 외부 기온과 높은 습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체액이나 땀으로 전해질과 영양분이 손실된다. 수분 부족으로 이어져서 탈수 증상이 나타난다. 땀을 과도하게 흘려 무력감과 피로, 구토 등을 호소한다. 이때 우선 그늘이나 냉방이 이뤄지는 공간 등으로 자리를 옮겨 체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츠 음료나 물을 바로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이때 특히 물에 소금 1티스푼 정도를 넣은 식염수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면 바로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좋다.

열사병은 고온의 밀폐된 공간에 오래 머무를 때 발생하며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어 치명적이다. 중추신경계 이상이 발생하고 정신 혼란, 발작, 의식 소실이 일어날 수 있다. 열사병이 나타나기 직전에는 두통, 어지럼, 구역질, 경련, 시력장애 등이 나타난다. 이때 의식이 저하되고 몸은 뜨겁고 건조하며 붉게 보인다. 열 피로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오히려 피부는 뜨겁고 건조해 땀이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열사병 환자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야 하고 119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체온을 최대한 낮춰줘야 한다. 환자를 그늘로 옮겨 상의를 벗기거나 몸을 찬물이 아닌 20도가량의 물로 닦아주면 도움이 된다. 다만 의식이 없는 열사병 환자에게 물을 먹이려고 하는 것은 위험하다. 물이 기도로 들어가면 호흡곤란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온열 질환이 위험한 이유는 높은 기온이 뇌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기온이 40도를 넘어가는 상황에서는 사실상 웬만한 작업이 불가능한 정도다. 이 때문에 온열 질환이 심하게 발생하는 경우 뙤약볕에 어지럼증이나 현기증, 두통 등 증상이 발생해도 판단력이 흐려져 그늘로 옮겨가거나 물을 마시겠다는 생각을 잘 못 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목숨까지 잃는 이유다. 더위가 심한 날 온열 질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만날 경우 119에 신고하거나 그늘로 옮겨 음료를 제공하는 등 간단한 응급조치만으로도 목숨을 구할 수 있다.

온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갈증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자주 물을 마셔주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츠 음료나 과일주스를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너무 꽉 끼는 옷보다는 헐렁한 옷을 입고, 햇빛을 너무 흡수하지 않는 밝은색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샤워는 시원한 물로 해야 한다. 햇볕이 강한 날 외출할 때는 모자나 양산 등으로 지나친 햇빛 노출을 차단해야 한다. 폭염 특보가 발령됐을 때는 불가피한 경우가 있겠지만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 야외활동은 되도록 자제해야 한다. 술이나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