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 앨범 ‘스테이블 마인드셋’ 낸 윤하

“10∼20대엔 호기심과 욕심이 많았어요. 30대가 된 지금은 제 자리를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이해의 폭이 넓어진 30대의 제가 좋아요.”

가수 윤하(31)가 지난 2006년 12월 SBS ‘인기가요’ 무대에서 데뷔곡 ‘오디션(Audition)’을 부르며 처음 나타났을 때 가요계는 술렁였다. 국내 데뷔 2년 전 일본 무대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해 오리콘 차트에서 주목받은 신예. 18세의 앳된 나이에도 불구하고 안정되고 시원한 보컬, 빼어난 피아노·기타 연주 실력, 당당하고 야무진 무대 매너 등으로 단숨에 팬들을 사로잡았다. 기획형 아이돌이 아닌 ‘천재 소녀’의 등장이었다. 그 뒤로 벌써 13년이 흘렀다. 윤하는 그새 정규 5집을 냈고, 수많은 OST에 참여했다. 다양한 콘서트는 물론 뮤지컬과 영화 등 연기에도 도전했다. 마치 자신의 껍데기를 깨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새로운 시도를 거듭했다.

“안정감을 두려워하는 스타일인가 봐요. 호기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양초 공예, 꽃꽂이도 배웠으니까요. 그러나 너무 새로운 것만 추구하면 깊어질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017년 12월에 발표했던 5집 ‘레스큐(Rescue)’는 이 같은 새로운 시도의 정점이었다. 한국의 에이브릴 라빈으로 불리며 ‘틴 팝(Teen Pop)’, 혹은 ‘틴 록(Teen Rock)’의 대명사였던 윤하는 힙합과 리듬앤드블루스(R&B)까지 영역을 넓혔다. 그러나 새로움에 대한 찬사와 동시에 ‘윤하답지 못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5집처럼 힙합으로 계속 가야 하나를 고민하다가 결국 이번에 본래의 제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아요. 블라인드 형식으로 100개가 넘는 곡을 받았고, 그중 5곡을 추렸어요.”

이번에 발표한 미니앨범 ‘스테이블 마인드셋(Stable Mindset)’은 ‘윤하표 발라드’다. 타이틀 곡 ‘비가 내리는 날에는’에선 윤하 특유의 애절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나머지 곡들도 여름에 내리는 장맛비처럼 촉촉한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

“‘피지컬’과 ‘멘털’ 쪽으로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몸을 써야 하고 스트레스받으면 안 되니까 운동선수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쪽으로 생활의 리듬을 바꿨어요.”

5집이 윤하의 20대를 마감하는 마지막 앨범이었다면 이번 미니앨범은 그의 30대를 여는 첫 앨범이다.

“20대엔 순수한 열정이 높았고, 그걸 좀 더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런 욕심이 저를 힘들게 하기도 하고 성장하게 하기도 한 것 같아요. 좋은 시간이었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좀 더 여유가 생긴 30대가 좋아요. 지금까지 노력했던 것들을 잘 지키고 재정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이달엔 미니앨범 발표와 함께 소극장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목소리만으로 들려주는 공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퍼포머 3명과 호흡을 맞추며 연습 중이다.

“이젠 후배가 더 많아졌어요. K-팝의 글로벌화를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보면서 저도 힘을 얻고 책임감도 느껴요. 그리고 다시 꿈을 꾸게 됐습니다. 개인의 삶에 제 음악이 BGM(배경 음악)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어요.”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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