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월화극 ‘60일, 지정생존자’

유명 미드 ‘지정…’ 리메이크
한국적인 상황에 맞게 각색


유명 미국드라마 ‘지정생존자’를 리메이크한 케이블채널 tvN 월화극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사진)가 포문을 열었다.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를 피한 환경부장관 박무진(지진희 분)이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를 맡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 드라마는 한국적 상황에 맞게 각색한 내용이 흡인력 있게 전개되며 성공적으로 첫 단추를 끼웠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치에 관심이 없던 카이스트 교수 출신 박무진은 대통령 양진만(김갑수 분)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으며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된다. 하지만 그는 미국과의 FTA 협상 과정에서 잘못된 환경영향평가서를 들이밀며 디젤차 수입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는 미국 협상단의 오류를 지적하며 이를 반대한다. 결국 이 결정으로 인해 박무진은 해임됐고, 이튿날 오전 대통령 시정연설이 열린 국회의사당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며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박무진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사망한다.

스릴러의 표피를 쓴 ‘60일, 지정생존자’는 민감한 정치 수싸움도 적절히 버무리며 흥미를 돋운다. 미 협상단과 대립각을 세운 박무진을 부른 대통령은 “디젤차 미국 환경영향평가서, 우리 내일은 승인해주고 맙시다. 못이기는 척 선심 쓰듯이”라며 “ 국민들의 반대에도 우방과의 신의를 지키겠다는 우리 정부의 노력을 미국은 잊지 않을 겁니다”라고 회유한다.

이에 박무진은 “‘과학과 정치의 공통점이 뭔지 아나?’라는 질문에 대통령님은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 없다’라고 답해줬다”라며 “제가 대통령에 표를 던진 이유다. 믿을 수 있는 좋은 사람이라서”라고 그를 향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결국 대통령은 “책임감 있게 만들고 정직하게 해석한 명확한 데이터 만큼 이 세상에 가치 있는 건 없다고 믿고 있다”는 소신을 내비친 박무진에게 “오늘 일에 책임을 물어 해임하겠다”고 답한다.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할 당시 “마음에 안 들어도 신어요. 처음에는 불편해도 금세 익숙해집니다”라며 대통령이 선물한 구두를 벗는 박무진의 모습은 상징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몸에 맞지 않는 옷과 같은 정치인의 삶을 벗어던지려던 박무진의 결심은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 사건과 함께 산산조각난다. 시정연설에 참석한 각 부처 장관과 국무의원은 모두 사망하고, 대통령 유고시 헌법이 정한 승계서열 중 유일한 생존자인 그는 전시에 준하는 비상상태를 뜻하는 경비계엄령 문서에 서명하는 것으로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를 시작한다.

‘지정생존자’는 2016년 미국 ABC에서 처음 방송된 후 지난달 시즌3까지 마친 인기작이다. 국내에도 고정 팬층이 두껍기 때문에 자칫 기대에 못미치는 리메이크작이 나오면 호된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첫 발을 내디딘 ‘60일, 지정생존자’는 한국의 실정과 외교적 상황들에 맞게 소재를 다듬고 현실 정치를 디테일하게 그려 공감대를 형성한다. 다만 국회의사당 폭파 장면 등에서 쓰인 다소 어설픈 컴퓨터그래픽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첫 방송 시청률은 3.383%(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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