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FC 감독3월 K리그2 개막전 승리하자
질때까지 이날 복장 유지 결심
이후 17경기 연속 무패 행진


박진섭(42·사진) 광주 FC 감독은 무더위에도 겨울양복을 고집한다.

지난달 29일 광주-대전 시티즌의 K리그2(2부) 경기가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박 감독은 겨울양복에 스웨터까지 입은 채 벤치를 지켰다. 대부분 반소매 상의를 입었지만, 박 감독은 예외였다. 박철 대전 감독대행은 반소매 피케 셔츠 차림이었다.

박 감독의 계절을 잊은 ‘패션’은 지난 3월 3일 이후 변하지 않았다. 당시 서울 이랜드와의 개막전에서 2-0으로 이겼고, 박 감독은 그날 차림을 리그에서 패하기 전까지 유지하기로 마음먹었다. 일종의 루틴, 징크스인 셈. 박 감독은 개막전 당일 꽃샘추위 탓에 두꺼운 재킷과 스웨터를 입었고, 리그 17경기 연속 무패(11승 6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창단(2010년) 이후 최다인 4연승으로 선두를 달리면서 겨울양복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박 감독은 “2013년 지도자가 된 후 지난 시즌까진 루틴이 없었다”면서 “올 시즌엔 개막전의 기분 좋은 느낌을 간직하고 싶어 시도했는데 이렇게 오래 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요즘 기온이 30도를 넘기에 주위에서 (겨울양복 차림을) 걱정한다”면서 “하지만 야간경기를 치르고, 또 패하지 않고 있기에 더운 줄을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 번 ‘일탈’이 있었다. 지난 5월 15일 수원 삼성과의 FA컵 8강전에선 편안한 트레이닝복을 착용했다. 그런데 0-3으로 무너지며 시즌 첫 패를 안았다. 박 감독은 “수원전에서 겨울양복을 잠시 벗었는데 패했다”면서 “이젠 누가 뭐라든, 날씨에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겨울옷 차림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으면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광주의 상승세는 겨울양복 때문이 아니다.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인 박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탄탄한 수비 구축에 공을 들였고, 그 효과를 누리고 있다. 광주는 올 시즌 17경기에서 8실점, 경기당 평균 0.47실점의 짠물 수비를 완성했다. 지난 시즌 36경기에서 41실점을 허용한 것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광주는 K리그1(1부)과 K리그2를 통틀어 총 22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 실점을 유지하고 있다.

박 감독은 “목표는 K리그1 승격”이라면서 “덥든 춥든 지금 옷차림을 그대로 유지해 반드시 K리그1로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허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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