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유럽연합(EU) 차기 집행위원장으로 추천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이 지난 5월 11일 베를린 연합 박물관에서 열린 베를린봉쇄 해제 7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2일 유럽연합(EU) 차기 집행위원장으로 추천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이 지난 5월 11일 베를린 연합 박물관에서 열린 베를린봉쇄 해제 7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EU정상들, 새 집행위원장에
폰데어라이엔 獨국방장관 추천
의사 출신으로 7남매의 엄마
이달중 유럽의회서 인준투표

신임 ECB 총재엔 라가르드
확장적 통화정책 밀고나갈듯


유럽연합(EU) 정상회의는 2일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최대 정파인 유럽국민당(EPP)그룹 소속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을 추천하기로 했다. 유럽 경제의 수장인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도 EPP그룹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밀기로 했다. EU의 행정부 수반과 금융 수장이 모두 여성으로 채워지는 등 거센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EU 지도부와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임시 정상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회의 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차기 집행위원장 자리에 폰데어라이엔이 기권 한 명을 제외하고 거의 만장일치로 선출됐다”면서 “기권표를 던진 사람은 나”라고 밝혔다. 그동안 메르켈 총리가 집행위원장으로 밀었던 만프레드 베버 의원에 대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비토가 심하자 폰데어라이엔 카드로 타협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마크롱 대통령이 같은 독일 출신이자 메르켈 총리의 우군인 폰데어라이엔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유럽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은 전반기에는 사회당그룹(S&D) 소속 인사에게, 후반기엔 EPP의 베버 의원에게 맡기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폰데어라이엔 후보는 이달 중 유럽의회 인준투표에서 유럽의회 의원 751명 가운데 과반의 찬성을 받으면 장클로드 융커 현 집행위원장의 뒤를 이어 오는 11월 1일 EU 역사상 첫 여성 집행위원장에 오르게 된다. 또 폰데어라이엔 장관과 함께 라가르드 IMF 총재가 ECB 총재에 공식 취임하면 EU는 5대 핵심 보직인 이른바 빅5 가운데 2명을 여성으로 채우게 된다. 의사 출신의 폰데어라이엔은 메르켈 독일 총리의 가장 가까운 동료이자 경쟁자로 평가받았던 인물이다. 2013년 메르켈 총리가 폰데어라이엔에게 독일 사상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 타이틀을 안겨줬을 당시 현지 언론들이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란 표현을 사용했을 정도다. 특히 1인당 출산율 1.59명의 독일에서 무려 7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EU의 살림을 담당할 라가르드 총재의 경우 IMF 총재 때부터 ECB의 확장적 통화정책을 지지해왔다는 점에서 현행 ECB의 정책 방향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라가르드가 마리오 드라기 전 총재와는 달리 경제학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ECB 내부 전문가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폰데어라이엔 장관과 라가르드 총재가 소속된 EPP그룹은 유럽의회 제1정파다.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제3당인 ‘리뉴 유럽’의 샤를 미셸 전 벨기에 총리가,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에는 S&D 소속 호세프 보렐 전 스페인 외교장관이 각각 내정됐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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