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역대 최저치 근접
혼합형 年2.4%대 상품도 등장

상환액 감소 〉 중도상환 수수료
대출 2년 넘었다면 갈아탈만

환승땐 한도 심사 다시 받아야
거주지 규제 적용 여부 살펴야


지난해 6월 직장인 A 씨는 서울에 있는 10억 원짜리 아파트 구입을 위해 3억5000만 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당시 대출금리는 혼합형 기준으로 연 3.5%. 1년 6개월여가 지난 지금 해당 은행의 대출금리는 연 2.5%까지 떨어졌다. 매달 202만 원 정도 대출 원리금(20년 균등분할상환 기준)을 내는 A 씨는 최근 들어 대출을 갈아탈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국내외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역대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 고정금리 상품의 일종인 혼합형(5년간 고정금리 적용 후 변동금리 전환) 주담대는 연 2.4%대 금리까지 등장하면서 기존 대출자들이 ‘갈아타기’를 고심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에서 주담대를 가장 많이 취급하는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혼합(5년 고정) 금리형 대출상품의 금리를 연 2.40~3.98%로 적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연 2.69~3.69%, 신한은행 연 2.80~3.81%, KEB하나은행 연 2.79~3.89%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최대 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형 상품 금리는 국민은행은 연 3.07~4.57%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연 3.25~4.25%, 신한은행 3.3~4.55% 등으로 혼합상품 대비 0.5%포인트가량 높다. 잔액 연동 변동형 상품은 최고 금리는 연 5%에 육박한다.

통상 은행에서 취급하는 고정금리는 변동금리보다 높다. 시중금리 움직임을 반영하는 코픽스와 연동되는 변동형과 달리 고정형은 만기가 긴 5년짜리 금융채(AAA)를 기준으로 삼는다. 채권 만기가 길면 금리가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작년 중반부터 코픽스가 기준금리 인상 기대로 올랐지만, 금융채 금리는 경기 불확실성으로 떨어지면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5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2.93%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째 하락세로, 2016년 10월(연 2.89%)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신규 대출자는 당장 금리가 낮은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변동금리나 상대적으로 높은 고정금리에 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절감되는 이자 대비 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를 꼼꼼히 비교할 것을 권했다.

은행은 대출 후 3년 내 상환이 발생하면 상환액의 평균 1.4%가량을 중도상환수수료로 부과한다. 대출을 새로 받아 줄어드는 상환액이 더 크다면 갈아타는 게 무조건 이득이다. 수수료가 더 많다면 지금 대출을 유지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지난해 6월 혼합형 주담대 상품으로 3억5000만 원(20년 균등분할상환)을 연 3.5%에 대출받은 A 씨가 매달 내는 원리금은 202만 원이다. 향후 4년간 A 씨가 부담해야 할 원리금은 9696만 원이다. 만약 A 씨가 연 2.5% 혼합형 상품으로 갈아탄다고 가정하자. 같은 기간 부담해야 할 원리금은 8880만 원(185만 원×12개월×4년)이다. 490만 원의 중도상환수수료(3억5000만 원×1.4%)를 감안하더라도 328만 원의 원리금이 절감된다. 1년 전 대출받을 당시와 비교해 담보와 신용등급 등의 조건이 달라지지 않았다면 지금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2년이 넘은 차주들은 수수료 부담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갈아타기를 고민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고정금리로 갈아타기에 앞서 대출규제 적용 여부도 꼼꼼히 따져볼 것을 권했다.

우선 고강도 대출규제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담대를 갈아타려면 한도심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거주 지역과 주택 수에 따라 한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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