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北근로자 송환’ 공방

美, 회원국에 현황 보고 촉구
北 “회담제의하고…간과못해”

실무협상 앞두고 전초전 성격
北, 제재 쟁점화하려 공세적


미·북이 오는 7월 중순 예정된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유엔에서 제재 문제로 격돌했다.

본격적 협상에 앞서 미·북이 유엔 무대에서 핵심 대북제재인 대북 석유수출 금지와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 송환을 놓고 맞붙은 셈으로, 벌써 치열한 기싸움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실무협상에서 대북제재 완화·해제 여부가 핵심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북 간 전초전 발단은 미국이 6월 29일 유엔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발송한 서한이다. 미국은 프랑스·독일·영국 등 3개국 유엔주재 대사 공동명의로 작성한 이 서한에서 북한 외화벌이의 핵심 수단인 해외 근로자 상황에 대한 회원국들의 중간보고서 제출과 북한 근로자들의 송환을 촉구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 비핵화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대북 제재 전면 이행을 강제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셈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따르면 모든 유엔 회원국은 자국 내 북한 근로자 현황에 대한 중간보고서를 지난 3월까지 제출해야 했지만, 보고서를 제출한 회원국은 30여 개국에 불과하다.

이에 북한은 발끈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3일(현지시간) 성명까지 내고 “미국이 대화를 얘기하고 있는 가운데 점점 적대적 행위를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반발한 것. 특히 북한대표부는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공동서한이 미 국무부의 지시하에 유엔주재 미 대표부에 의해, 그것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제의한 당일(6월 29일)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원칙적 입장 표명을 통해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러시아를 상대로 제재 위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측면도 있지만, 향후 실무협상에서 대북제재 문제를 쟁점화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미·북이 실무협상에서 대북제재 문제를 놓고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미국은 실무협상에서 다소 유연한 접근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이 원하는 만큼의 대북제재를 완화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달 30일 한국에서 워싱턴DC로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비공개 브리핑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대량파괴무기(WMD) 프로그램의 ‘완전한 동결(complete freeze)’”이라고 말했지만, 대북제재와 관련해서는 인도적 지원 가능성만 열어둔 상태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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