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문고의 집계 결과 ‘톱 10’ 중 1∼4위와 6위 등 다섯 작품이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과학소설이었다. 지난 주말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등장할 정도로 한국인의 ‘베르베르 사랑’이 뜨겁다. 1위가 ‘제3인류’(전 6권)의 1권, 이어 ‘고양이’(전 2권)의 1권, ‘카산드라의 거울’(전 2권) 1권, ‘파피용’이 2∼4위였고, ‘죽음’(전 2권) 1권이 6위였다. 모두 ‘열린책들’에서 출간됐다. 전 세계에 팔린 베르베르의 책 1500만 부 중 3분의 1이 한국에서 팔렸다고 한다.
‘톱 10’ 중 나머지 5권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유명해지거나 영화와 연관된 작품이다. 5위 ‘스코치 트라이얼’(제임스 대시너 지음, 문학수첩)은 영화 ‘메이즈 러너’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고, 8위 ‘아이 엠 넘버 포 1: 로리언에서 온 그와의 운명적 만남’(피타커스 로어 지음, 세계사)도 SF 장르를 기반으로 한 할리우드 영화 시리즈의 원작 소설이다. 7위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지음, 엘리)는 영화 ‘컨택트’의 원작이며, 9위 ‘아르테미스’(앤디 위어 지음, 알에이치코리아)는 영화 ‘마션’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의 신작으로 눈길을 받았다. 10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합본·더글라스 애덤스 지음, 책세상)만이 마니아층이 있는 고전에 버금가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도 2005년에 영화로 나왔다.
국내 작가의 작품이 한 종도 없다. 베르베르 쏠림 현상과 영화 원작의 인기는 한국 독자의 SF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제한적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최근 SF 작가 김보영의 중·단편소설 3편의 판권이 미국 최대 출판그룹인 ‘하퍼콜린스’에 판매됐고, 가장 핫한 소설가 장강명이 SF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아작)을 펴내는 등 국내 SF 장르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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