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구리 뒤쪽에서 지난해 10월 4일부터 나흘 동안 몰아친 제25호 태풍 ‘콩레이’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이 무너지고 마을이 훤히 드러나 있다.  영덕군 제공
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구리 뒤쪽에서 지난해 10월 4일부터 나흘 동안 몰아친 제25호 태풍 ‘콩레이’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이 무너지고 마을이 훤히 드러나 있다. 영덕군 제공
작년 태풍피해 큰 경북 영덕
산사태 우려에 추진했지만
일부 山主·주민 반대로 발목
‘폭우땐 산사태…’ 발만 동동


지난해 10월 제25호 태풍 ‘콩레이’(KONG-REY·캄보디아 산 이름)로 직격탄을 맞은 경북 영덕군 일대 사방(砂防)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산사태로부터 주민과 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지만, 일부 산주들이 오히려 산을 개발해야 한다며 반대하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산사태 피해 우려 지역 주민을 이주시키기로 했으며, 대피훈련도 하는 일이 벌어졌다.

5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 산하 경북산림환경연구원은 올 초 영덕군 강구면 강구리 뒤편 산·계곡 일대에 사방사업 계획을 세웠으나 일부 산주들이 토지보상을 한 뒤 사방사업을 하거나 오히려 산지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개발해야 한다며 맞서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없게 됐다. 이곳은 지난해 태풍 콩레이 내습 당시 산사태가 발생해 계곡 아래 주택이 피해를 본 재해 위험 지역으로, 태풍이나 장마철에 산사태가 재발할 우려가 큰 실정이다.

사방사업 대상지는 23필지의 일부로 103명의 외지 산주가 전체 필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일대 땅값은 3.3㎡당 6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산림환경연구원은 사방사업에 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사방사업법에는 사업 편입 토지에 대한 보상 규정은 없으며 강제로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기관은 사유 재산권 침해 문제로 해당 산주 모두의 동의를 받아 시행하고 있다.

이같이 사방사업 추진이 차질을 빚자 영덕군은 최근 관계 기관과 주민 등 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산사태 대비 대피훈련과 긴급 복구훈련을 했다. 또 군은 산사태 위험지역 11가구에 대해 20억 원을 들여 이주시킨 뒤 축대와 도로 개설로 피해를 예방하기로 했다. 경북산림환경연구원도 2억 원을 투입해 계곡 아래 응급 구조물 설치에 나섰다.

지난해 태풍 피해를 본 영덕군에는 사방사업 대상지가 곳곳에 있지만, 일부 산주와 주민들이 개발과 땅값 하락 등을 이유로 동의하지 않아 진척이 더딘 상태다. 당시 95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으나 공정률은 현재 60%에 불과하다. 경북도 관계자는 “산주와 주민 반대로 사방사업을 하지 못한 곳에서 산사태로 피해가 나면 이들이 피해보상과 복구비용을 부담하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덕군은 태풍 콩레이로 141억 원 상당의 피해를 봤으며 이보다 8배 정도 많은 1235억 원을 투입해 복구 중이다.

영덕=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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