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노수광(왼쪽)과 김택형이 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더그아웃의 코끼리에어컨 앞에서 땀을 식히고 있다(왼쪽 사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3루 더그아웃에 설치된 미스트 장치.  SK·삼성 제공
SK 노수광(왼쪽)과 김택형이 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더그아웃의 코끼리에어컨 앞에서 땀을 식히고 있다(왼쪽 사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3루 더그아웃에 설치된 미스트 장치. SK·삼성 제공
- 프로야구 선수들의 여름나기

144게임 치러야하는 강행군
7~8월 최대 난적은 ‘무더위’

전 구장에 ‘코끼리에어컨’
“벌써부터 앞자리 경쟁 조짐”

대구구장 천장선 물안개 발사
2017년엔 관중석에도 설치

키움 돔구장은 25~28도 유지
NC는 사방 뚫린 복도형 구조


프로야구 선수에게 무더위는 ‘적’이다.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팀당 144게임을 치른다. 페넌트레이스 자체가 강행군. 게다가 7∼8월엔 무더위와 싸워야 한다. 올해도 무더위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최고 기온이 28도 이상이었으며 5일에는 서울 낮 기온이 최고 34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본격적인 무더위 철을 맞이해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4일 2019 신한은행 마이카 프로야구 SK와 롯데의 경기가 열린 인천SK행복드림구장. SK의 더그아웃에서 외야수 노수광과 투수 김택형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코끼리에어컨’이 상쾌함을 뿌렸다. 전면의 길쭉한 송풍구가 코끼리의 코를 닮아 코끼리에어컨으로 불린다. 송풍구는 두 개. 차가운 바람을 힘차게 뿜는다. 대형 사이즈이기에 효과는 무척 뛰어나다.

코끼리에어컨이 가동되면 더그아웃엔 금세 냉기가 돈다. 코끼리에어컨은 키움이 목동구장을 사용하던 지난 2015년 처음 도입했고, 이후 각 구단이 경쟁적으로 구입했다. 가격은 1대당 150만 원 선이다. SK 등 일부 구단은 한때 원정경기에 코끼리에어컨을 가지고 다녔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코끼리에어컨이 10개 구단 홈구장의 필수품이 됐고, 원정팀 더그아웃에도 구비돼 있기 때문이다.

코끼리에어컨은 시원한 바람을 빠르게 뿌리기에 인기 만점이다. 야간 경기에 앞서 30도 이상의 가까운 땡볕 아래서 고된 훈련을 하는 마치고 돌아오는 선수들에게 코끼리에어컨은 활기를 불어넣는다.

노수광은 “한여름 낮 훈련은 땀이 너무 많이 나고 체력적으로 힘들다”면서 “코끼리에어컨 앞에 있으면 몸은 물론 마음까지 후련해진다”고 말했다. 김택형은 “더 더워지면 코끼리에어컨 앞자리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며 “여름철 훈련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라고 거들었다.

한화의 홈인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는 지난해부터 투수들이 몸을 푸는 외야 불펜에도 코끼리에어컨을 배치, 경기 중 투수들이 무더위를 조금이나마 식힐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구는 무덥기로 소문난 곳. 아프리카만큼 덥다는 뜻에서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린다. 삼성의 홈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양측 더그아웃에는 미스트(안개 자동분사) 장치가 설치돼 있다. 정수된 물을 안개처럼 분사하는 시스템인데, 더그아웃 벽에 붙은 스위치를 누르면 가동된다. 천장에 부착된 여러 개의 노즐에서 물안개가 나와 선풍기 바람과 함께 공기 중의 열에너지를 흡수한다.

삼성구단 관계자는 “미스트장치는 온도를 급속히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면서 “대구 날씨를 고려해 선수 친화적인 구장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 2017년엔 관중석에도 미스트장치를 들여 놓였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총 281개의 노즐이 더위를 식힌다. 1루와 3루쪽 더그아웃에 20개씩, 3층 1루 관중석에 64개(팬 6개 포함), 3층 3루 관중석에 102개(팬 9개 포함), 4층 관중석 등에도 모두 75개(스위트박스 1번∼22번 방)가 설치됐다. SK도 지난 6월 23일부터 쿨링 포그(미세한 물 입자 분사)를 중앙 관중석과 1루 관중석에 설치했다.

그런데 무더위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구단도 있다. 키움의 홈인 고척스카이돔은 선망의 구장이다. 돔구장이기에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고, 한여름에도 실내 온도 25∼28도를 유지하는 냉방시설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올해 완공된 NC의 홈 창원NC파크는 오픈 콘코스(복도) 형식으로 지어졌다. 사방이 뚫려있는 구조이기에 바람이 잘 통하고, 여름에도 다른 곳보다 시원하다.

SK는 올해 라커룸 샤워실에 얼음이 가득 담긴 냉탕 욕조 2개를 설치됐다. 체내 심부열이 상승하면 신진대사가 떨어져 경기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반영한 아이템. SK 선수단은 경기 전후 올라간 체온을 식히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더그아웃에 냉수건과 얼음 주머니, 얼음통 등을 갖다놓는 건 기본. 그리고 구단마다 혈류 순환, 지구력에 도움을 주는 각종 건강 음료를 제공하며 더위와의 전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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