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 “日자금만 보면 근시안”
증권사 “경기·환율에 새 변수”


금융권 안팎에서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의 자금회수로 인한 직접적인 금융시장 혼란 가능성은 적지만, 일본의 자금 회수 움직임에 국내에 들어온 외국 자본이 이탈할 경우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광두(서강대 석좌교수) 국가미래연구원장은 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과의 자금 조달 관계만 보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인 안목”이라며 “정말 중요한 것은 일본의 자금회수 시 외국 자본들이 국내 시장에서 어떤 자세를 취할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한국이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에서 제외되면 우리 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하고, 우리나라에 들어온 국제금융의 이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이날 보고서를 내고 일본의 경제보복이 금융시장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경제보복이 확산할 조짐을 보여 하반기 국내 경기와 환율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한·일 갈등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국내와 미국 주식시장 간 차별화 현상을 심화하는 동시에 원화 가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의 금융 규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일본 은행으로부터의) 엔화 대출이 중단되더라도 보완 조치가 가능하다”며 “최악에는 (일본 은행들이 우리 기업들에) 신규 대출이나 만기 연장을 안 해줄 수 있는데,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대처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본계 은행들은 한국에 대한 대출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 일본 은행들의 국내 대출은 작년 9월 말 21조817억 원에서 올 3월 말 18조2995억 원으로 반년 새 2조8000억 원가량 줄었다.

황혜진·박세영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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