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2번 식사하는 정도
중수부 출신 변호사 소개 안해”
의사진행공방… 73분만에 질문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 이남석 변호사에게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을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는 “지난 4월이 아니라 올 1~2월쯤 만났다”면서 “주의하고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지난 2015년 12월쯤 양 원장을 만났을 당시에는 양 원장이 출마를 권했으나 거절했다고도 밝혔다.
윤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검사 재직 중 다른 사람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준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윤 전 서장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고급 양주를 마신 사실이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선 “1년에 한두 번 윤 전 서장과 식사한 건 맞는데 저녁을 과하게 한 기억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자는 지난 4월 양 원장과 만났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양 원장과는) 지난 4월이 아니라 올 1~2월쯤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 양 원장이 야인이던 시절이었다”고 답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윤 후보자를 상대로 질의하기에 앞서 의사 진행 발언만 73분이나 이어가며 충돌했다. 야당 의원들은 윤 후보자가 청문회를 위한 자료 제출에 적극 협조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윤 후보자가) 윤 전 서장을 비호했다는 의혹이 커지는데, 증인인 윤 전 서장은 해외로 도피한 것 같고 ‘출입국 조회 사실이라도 달라’고 해도 묵묵부답”이라면서 “이런 상태로 하루만 시간 때우고 말 거면 청문회를 할 필요도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윤 후보자의) 병적기록에서 1982년 당시 ‘부동시(양쪽 눈 시력 차가 큼)’를 이유로 면제받은 것이 어떤 연유인지 알기 위해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상의 시력 기록을 제출해 달라고 해도 제출하지 않고, 공직자 임용 시와 건강검진 시 시력도 일절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윤 후보자가 양 원장과 만났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그동안 후보자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누누이 말했는데 결국 권력 앞에 충성한 모습 아니냐”고 질타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윤석열 청문회’인지, ‘윤우진 청문회’인지 모르겠다. 윤 후보자와 관련이 있어야지 추정과 추측으로 (자료를) 다 내놓으라고 하면 되겠느냐”고 반발했다. 송 의원은 “시중의 소문이나 이해관계에 따른 억측에 기인해 (자료를) 요구하지 말고 정말 후보자와 관련된 부분만 적시해서 청문회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엄호했다. 이날 주광덕 의원이 이번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윤 전 서장의 해외 도피 의혹을 지적하자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정치 공세를 하지 말고 당시 실제 사건을 처리한 담당자,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불러 왜 무혐의 처분이 됐는지 물어보자”고 받아치기도 했다.
김유진·나주예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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