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比 보름이상 빠른 무더위
10·11일엔 비…마른장마 될듯
‘대프리카(대구 + 아프리카)는 가라. 이제는 서프리카(서울 + 아프리카)다.’
서울은 낮 최고기온이 지난 6일 36도까지 오르는 등 불볕더위에 시달리고 있으나 찜통더위의 대명사인 대구는 서늘한 날씨를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상청은 한반도 북동쪽에서 불어온 차가운 동풍과 이를 가로막고 있는 태백산맥이 서울과 대구의 ‘희비’를 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8∼9일 서울 낮 최고기온은 32∼33도를 기록하는 반면, 대구는 25∼26도에 머물 것으로 관측됐다. 앞서 지난 6일만 해도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6.1도까지 올라 7월 상순 기온으로는 80년 만에 가장 높았다. 36도 이상의 폭염으로는 역대 가장 더웠던 지난해 여름보다 보름이나 빠른 기록이다. 수도권도 폭염경보(35.0도 이상) 수준의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대구는 6일과 7일 낮 최고기온이 29.1도, 26.7도에 불과했다.
기상청은 서울이 대구보다 훨씬 더운 이유에 대해 덥고 습한 남서풍 대신 찾아온 차가운 동풍의 여파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바람은 산을 100m 오를 때마다 기온이 0.5도씩 낮아지지만, 산 정상을 넘어 내려갈 때는 100m마다 1도씩 온도가 오른다. 이를 ‘푄’ 현상이라고 한다. 서울의 경우 태백산맥을 넘어오면서 고온 건조한 열풍으로 변한 동풍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으나 대구는 동쪽에 큰 산이 없어 차가운 상태의 동풍이 그대로 유입되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는 한반도 북동쪽에 있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영향이 줄지 않으면서 남서풍 대신 동풍이 불고 있다. 예년만 해도 여름철마다 불어오는 남서풍이 대구의 남서쪽에 있는 지리산을 타고 넘어오면서 대구에 불볕더위를 가져왔다.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영향으로 올해에는 ‘마른장마’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일본과 제주·남부지역 사이에 머무는 장마전선이 한반도까지 올라오는 것을 막아서고 있다. 장마전선은 오는 10∼11일 사이 잠깐 한반도 인근까지 북상해 전국적으로 비를 뿌린 뒤 또다시 남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온열질환자 발생 건수도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 20일부터 지난 7일까지 대구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올해 들어 2명에 불과했다. 반면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는 각각 22명, 60명 발생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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