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대표 측근 “또 퇴진 내분
갈라져 싸우면 총선 악영향”


바른미래당 혁신위원회가 손학규 대표 퇴진을 포함한 지도부 교체 방안을 공식 안건으로 상정,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지난 4·3 재·보궐선거 참패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충돌 사태 이후 손 대표를 축으로 한 당권파가 유승민계·안철수계 연합과 지도부 퇴진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해 온 만큼, 혁신위의 논의를 계기로 당내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혁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일부 혁신위원들 사이에서) 지도부 교체 문제를 안건으로 논의하자는 주장이 있었다”며 “당헌·당규상 안건 채택 요건(혁신위원 3분의 1 이상 요구)을 충족해 (지도부 교체 건이) 현재 정식 안건으로 채택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일 뿐”이라고 했다.

혁신위가 당내 가장 민감한 이슈인 지도부 교체 문제를 논의 테이블 위에 올리면서 바른미래당이 다시 극심한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손 대표 측 관계자는 “손 대표가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두 자릿수까지 오르지 못하면 자진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 지금 또다시 손 대표 퇴진 문제로 당이 둘로 갈라져 싸우면 우리 당은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가 지도부 교체 등에 관한 혁신안을 내놓더라도 최종 결정권은 최고위원회에 있는 만큼 당 지도부가 이를 둘러싸고 둘로 갈려 또다시 출동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혁신위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을 바꿔야, 정권이 바뀝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새 백드롭(회의장 배경막)을 공개했다. 혁신위가 내놓은 첫 메시지 격인 이 문구와 관련해 이기인 혁신위 대변인은 “그동안 회의실 백드롭 문구가 ‘자강’ ‘개혁’ 등이었는데 지금 국민이 우리 당에 원하는 것은 여당보다 잘하는 야당”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 당이 야당답게 일을 잘해 정권의 근간을 바로 세우자는 의미에서 문구를 교체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병철·나주예 기자 jjangbeng@munhwa.com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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