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주류 업계 건의를 반영한 ‘주류 리베이트 개정안’을 새로 내놓고 업계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판매 장려금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 처벌하는 ‘쌍벌제’ 도입은 유지하되 갈등을 빚었던 ‘대여금’ 항목은 제외하는 것으로 합의가 도출됐다. 주류 리베이트 근절에 따른 주류 가격 인하 등 여전히 과제가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은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주류산업협회에서 이달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가 연기한 ‘주류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개정안’을 수정한 ‘건의사항 반영분’을 제시하고 업계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주류 관련 단체 11곳을 비롯해 주류 회사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제시된 수정안에는 △제공이 금지되는 금품 등에서 ‘대여금’ 제외 △주류 판매에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장비 제공 허용 △‘광고용 소모품’ 가액 한도 폐지 △RFID 적용 주류의 주종별로 시음주 물량 한도 적용 △제조·수입업자의 판매가격 결정 기준 완화 등이 담겼다. 대여금을 금지하면 영세 예비 창업자들의 자금 마련 기회를 박탈해 외식산업 진입을 막는다는 소매업계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행정예고 이후 시장참여자 의견을 반영해 새로 마련한 안에 대해 설명했다”며 “수정안에 대해 관계자들이 의견 일치를 보인 만큼 관계부처와 협의해 이른 시일 안에 다시 행정 예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단체들은 수정안에 대해 “제도의 취지대로 수정안을 수용하고 이번 개정으로 주류 업계가 상생할 계기를 마련하자”고 목소리를 모았다. 하지만 회의 과정에서 일부 업계가 “대여금만 제외하는 것이 법률적으로 마땅한지 검토해봐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대여금이 제외된 부분은 다행스럽지만, 도매업체가 대형 마트와 일반 음식점에 공급가를 각각 달리했던 문제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예정된 회의 시간이 끝나고 가격 조정과 관련해 추가 논의도 있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관계자는 “개정안이 확정되면 리베이트가 없어지는 만큼 제조업체에 가격을 최대 35% 내려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을 시 해당 제조업체 제품을 불매할 계획도 있다”고 했다. 도매업계 관계자도 “가격 인하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달라고 제시했다”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