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인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축구계의 임금 차별 관행을 바꾸자는 캠페인의 핵심 전사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7일 리옹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미국이 네덜란드에 2대0으로 승리하자 “동일 임금(Equal Pay)”을 연호하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경기장을 메운 6만 관중이 한목소리로 그 구호를 외친 것은 미 여자축구대표팀이 축구계의 남녀선수 차별 시정 캠페인을 벌이며 성 평등 운동을 주도해온 데 대해 경의를 표하는 오마주다.
미 여자대표팀은 미 축구협회가 남녀선수 간 임금 불균형을 방조하고 있다는 이유로 국제여성의 날인 지난 3월 8일 소송을 제기하면서 성 평등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여자 선수가 동일 수준 남자 선수 임금의 38%가량밖에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포상금에서도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 미 남자 대표팀이 16강 탈락 후 540만 달러(약 64억 원)를 받은 반면, 여자대표팀은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우승을 하고도 172만 달러(약 20억 원)밖에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동일 운동 동일 임금(Equal Pay For Equal Play)’ 캠페인을 주도해온 미 여자축구 대표팀 메건 래피노 주장은 결승전에서 승리한 후 “축구계의 차별은 여전하지만, 우리 팀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꾸는 중심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대표팀이 2015년에 이어 올해 연속 우승을 하자 미 언론들도 ‘동일 운동 동일 임금’ 캠페인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유진 로빈슨은 한발 더 나아가 “미 여자축구대표팀의 훌륭한 선수들은 남자대표팀보다 훨씬 더 많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자대표팀보다 월등한 성과를 낸 여자대표팀이 더 많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물론 FIFA 차원에서는 전체 수입을 먼저 생각할 것이다.
미 여자대표팀은 FIFA에 대해서도 “남자축구만큼 여자축구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올해 3000만 달러인 상금을 2023년 대회에선 6000만 달러로 증액하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2018년 러시아월드컵 때(4억 달러)의 15%에 불과하다. 미국 여자대표팀이 스포츠계 관행인 남녀 차등 임금의 유리 벽을 깨고 ‘동일 운동 동일 임금’을 관철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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