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살개’는 16세기 문헌에 ‘삽살가히’로 처음 보인다. ‘삽살가히’는 ‘삽살’과 ‘가히’가 결합된 합성어다. ‘가히’는 ‘犬’의 뜻이고, 이것이 ‘가이’를 거쳐 ‘개’가 된 것이므로 더 이상 논의가 필요하지 않다. 결국 관심은 ‘삽살’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삽살’의 어원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었다. 민간에서는 ‘삽-’을 동사 ‘삽다(쫓다)’의 어간으로, ‘살’을 한자 ‘煞(사람을 해치거나 물건을 깨뜨리는 모질고 독한 귀신의 기운)’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삽살개’는 ‘귀신과 액운을 쫓는 개’로 해석된다. 이런 해석을 바탕으로 우리는 오랫동안 이 개가 잡귀를 쫓는 신통한 능력이 있다고 믿어 왔다. 그런데 이런 설은 무엇보다 ‘쫓다’를 뜻하는 ‘살다’라는 동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국어학계에서는 ‘삽살’을 의태어로 보기도 하고, 또 중국어 차용어로 보기도 하나 어떤 근거를 통해 얻은 결론은 아니다.
‘삽살’은 ‘삽살개’의 특징을 나타내는 말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 복슬복슬한 털로 덮여 있는 것이므로 ‘삽살’은 그것을 표현하는 말로 추정된다. 마침 퉁구스어 중 하나인 골디어에 ‘삽살’과 어형 및 의미가 유사한 ‘삽조레(긴 털을 지닌, 긴 수염을 지닌)’라는 단어가 있다는 보고가 있어 그 가능성을 높인다. 함남 방언 ‘삽잘개’의 ‘삽잘’은 ‘삽조레’에 더욱 가깝다. 그렇다면 ‘삽살개’는 ‘긴 털을 지닌 개’ 정도로 이해된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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