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적용 최저임금 시급이 8590원으로 결정된 12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13차 전원회의에서 한국노총 사무총장인 이성경(오른쪽 두 번째) 근로자위원이 사용자위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2020년 적용 최저임금 시급이 8590원으로 결정된 12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13차 전원회의에서 한국노총 사무총장인 이성경(오른쪽 두 번째) 근로자위원이 사용자위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린 12일 근로자위원인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정부세종청사 회의실을 굳은 표정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린 12일 근로자위원인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정부세종청사 회의실을 굳은 표정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결정과정·의미와 향후과제

민노총 “14일로 연기” 제안
운영위 거부하며 최종안 촉구
使 8590원 - 勞 8880원 제출
공익위원 대부분 사측안 동의

美中갈등·日경제보복 등 악재
‘벼랑끝’소상공인 목소리 반영
‘소주성한계 사실상 인정’분석


12일 내년도 최저임금이 막전막후의 13시간 밤샘 마라톤 회의 끝에 올해보다 240원(인상률 2.9%) 오른 시급 8590원으로 최종 의결됐다. 그러나 최저임금 결정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막판까지 충돌과 대립을 반복하면서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최저임금이 2.9% 인상에 그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소득주도성장 기조에 따라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으로 고용이 줄고 자영업자·영세 소상공인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심지어 정부와 여당에서도 ‘속도 조절론’이 수차례 흘러나왔고, 9명의 공익위원 중 상당수가 공감을 표했다. 공익위원인 임승순 상임위원은 “지금 사용자 측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는 금융 부문이 어려웠는데 지금은 실물 경제가 어렵다는 말을 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과 미국의 무역 마찰과 일본의 경제 보복 등이 경제를 어렵게 한다는 얘기가 많고 그런 부분이 많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임 상임위원은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 중위임금의 60% 정도 수준에 가 있고, 그 정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대부분 얘기한다”며 “이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의 최저임금 상승률이 3% 정도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영세 자영업자는 한계 상황으로 치달았고 종업원을 줄이는 음식점이 속출하면서 고용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추진하면서 근로자 임금을 올리면 성장이 동반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제12차 전원회의는 11일 오후 시작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민주노총 근로자위원 4명은 앞서 지난 10일 공익위원들이 노사 양측에 한 자릿수 인상률을 권고, 사실상의 심의 촉진구간을 제시한 것에 반발해 회의에 불참했다. 정회·속개를 거듭했던 12차 회의는 민주노총 위원들이 복귀한 오후 9시 25분쯤에서야 정상화됐다. 회의는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즉각적인 표결 수정안 제출을 요구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밤 12시까지 정회와 속개가 반복되면서 회의는 13차로 이어졌다.

상황은 오전 3시쯤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급반전했다. 노·사·공익위원 간사 등 7명으로 구성된 회의체인 운영위원회에서 사용자·공익위원 측은 근로자위원 요청을 거절한 뒤 최종 수정안 제출을 촉구하며, 표결을 강행할 것을 분명히 했다. 최임위는 이후 오전 5시 10분쯤 표결에 돌입했다. 사용자위원은 8590원, 근로자위원은 8880원을 최종안으로 제출했고, 표결 결과 사용자위원안이 15명의 동의를 얻어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채택됐다.

기권 1명을 제외하면 공익위원 9명 중 6명이 사용자위원 안에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공익위원들이 경영계의 최종 요구안에 몰표를 던진 것은 최근 2년간 무려 27.3%나 오른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률에 대한 과속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지난해 7530원으로 16.4% 올랐고, 올해 역시 8350원으로 10.9% 인상됐다. 최임위는 업종별 차등 적용 등 경영계 요구를 고려, 향후 최저임금제도 개선 문제를 논의하는 위원회를 산하에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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