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와 격차 해소를 모토로 내건 문재인 정부 들어 거꾸로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지는’ 역설이 통계로 증명되고 있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소득이 5분기 연속 감소했고, 가구가 소비에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도 10년 만에 줄어들었다. 경제계에서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 부작용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의 ‘2019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세금이나 이자를 내고 남아 쓸 수 있는 돈인 가처분소득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09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가처분소득이 높게는 2%대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지만, 올 1분기 들어 비소비지출이 크게 늘고 소득 증가세마저 둔화하면서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다.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줄었다.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소득 불평등이 악화하는 역설적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통계청 미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5분위 가구 전체가 지난해 4분기 올린 소득은 31조4262억 원(월평균 기준)으로 1분위 가구 총소득(2조4122억 원)의 13.03배나 된다. 통계청이 2006년 가계 동향 조사에 ‘1인 가구’를 포함하기 시작한 이래 1분위와 5분위의 총소득 격차가 최대로 벌어진 것이다. 1분위와 5분위의 총소득 격차(4분기 기준)는 2017년 9.4배, 2016년 10.6배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영업자의 빚은 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19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자영업자의 국내 대출 잔액은 총 636조4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12조1000억 원 늘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1.2% 증가했다. 빚이 늘자 자영업자들이 대출을 갚을 수 있는 여력은 감소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부채가 있는 자영업자의 ‘가구당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LTI)을 조사한 결과, 이 비율이 2017년 220.4%에서 지난해 230.3%로 올라 대출을 갚기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