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목회비 개인 돈 사용”
고령 고려 법정구속은 안해


1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김기동(사진) 성락교회 목사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해당 사건은 교회의 사적 운영, 목사의 목회비 횡령 등 한국 기독교계의 적나라한 부정부패의 단면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아 왔다.

12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 신혁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목사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목사가 영적 지도자로서 누구보다 청렴해야 하고, 교인들에게 물질적 욕망을 억제하라 설교했음에도 스스로는 그러지 않았다”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목사라고 해서 교회 재산을 자신의 것과 동일시할 수 없는데 마치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배임·횡령했고 그 이득도 60억 원을 넘어섰다”면서도 김 목사가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에 처하지는 않았다.

법원과 검찰 등에 따르면 김 목사는 지난 2007년부터 10년에 걸쳐 목회비 명목으로 한 달에 5400만 원씩, 총 69억 원에 달하는 돈을 개인 계좌에 입금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에서 김 목사는 이 돈을 교회에 대여하거나 사채 이자를 받는 등 임의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목사는 또 자신 소유의 부산 부전동 여송빌딩을 성락교회에 40억여 원에 매각한 뒤, 교회가 아닌 아들에게 소유권을 증여해 교회 측에 40억여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는다. 이에 검찰은 두 사건을 병합해 지난해 총 100억 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로 김 목사를 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기소 혐의를 입증할 명백한 증거들이 존재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김 목사는 최후 변론에서 “교회에 손해를 끼친 적이 한 번도 없고 교회의 이익을 위해 일해왔다”며 “부끄럽지 않고, 미안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는 김 목사 측 지지자 200여 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지자들은 김 목사가 법정에 들어설 때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법원이 김 목사를 법정구속하지 않겠다고 밝힐 때 역시 법정 밖에서 환호성이 나왔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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