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조달청 재입찰 제동

계룡건설 가처분 받아들여
새 본점 입주계획 원점으로
완공까지 3~4년 걸릴 수도
한은 금전적 피해만 수백억


한국은행이 창립 70주년을 맞는 내년 6월 12일에 맞춰 새롭게 리모델링된 본점청사(조감도)에서 새 출발을 하려던 계획에 계속 차질을 빚고 있다. 법원이 시공사인 계룡건설이 ‘한은 통합별관 건축공사’(서울 소공동 본관을 리모델링하고 제3의 별관을 신축해 이를 2개의 기존 별관 및 본관에 연결하는 사업) 낙찰예정자 지위를 확인해 달라며 조달청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은의 새 본점 입주 계획은 상당 기간 추가로 지연되는 것은 물론, 수 백 억 원의 금전적 피해도 고스란히 떠안을 처지에 놓였다.

12일 한은 등에 따르면 1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부의 가처분 결정으로 인해 애초 시공 낙찰업체였던 계룡건설이 낙찰예정자 지위를 유지하게 됨에 따라 재입찰을 거쳐 시공사를 재선정하려던 조달청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앞서 지난 4월 감사원은 조달청이 지난 2017년 말 진행된 기술제안입찰 과정에서 한은의 입찰 예정가보다 높게 써낸 계룡건설을 낙찰예정자로 선정한 게 국가계약법령 위반에 해당하고, 462억 원의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계룡건설은 입찰 예정가(2829억 원)보다 3억 원 높은 2832억 원을 써내 1순위 시공사로 선정됐다. 계룡건설보다 589억 원 적은 2243억 원을 적어낸 삼성물산은 2순위가 되자 예정가격을 초과한 입찰 허용이 부당하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이러자 조달청은 계룡건설과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대신, 다시 예정가격 초과입찰을 허용하지 않는 내용으로 새로운 입찰을 부치기 위해 지난 5월 한은 별관공사 입찰공고를 취소했다. 이에 계룡건설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한은 통합별관 건축공사는 이로 인해 1년 반이 넘도록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조달청은 조만간 항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삼성물산 역시 지난 3일 재입찰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본안 소송을 제기했다. 한은 내부에서는 조달청이 항고하지 않더라도 애초 계획보다 공사 완공이 최소 3, 4년 지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공사가 늦어지면서 발생하는 피해액은 월 13억 원으로, 지금까지 총 200억 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소송 당사자이자 계약 당사자인 조달청의 의견을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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