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물류산업 혁신 방안에는 배송업, 화물운송시장 및 지입 제도 개선 등 물류와 관련한 종합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그중에서 일부 논란이 될 수 있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택배산업에 대해 살펴본다.
그간 택배산업은 경제적 규모나 역할에 비해 법적·제도적 장치는 미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택배 물량은 25억4300만 박스, 시장 규모만 5조6673억 원에 이르렀다. 택배산업 관련 종사자만 25만 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올해도 28억 박스에 6조100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7.8% 성장과 국민 1인당 58개의 택배를 받아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발표된 물류산업 혁신 방안에는 ‘택배법’ 제정을 원했던 택배인의 숙원이 하나 해결됐다고 할 수 있다. 택배인들은 여기에서 그칠 게 아니라 좀 더 나아가 택배산업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지원책을 원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이번 방안에도 언급된 도심 내 또는 인근에 택배 터미널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택배가 제조업 후방 산업으로 여겨져 법적·제도적 지원이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 이후 택배는 국민과 신(新)유통의 손과 발 역할을 하며 우리 생활 가까이 다가왔다. 택배를 고객에게 빠르고 안전하게 배달하기 위해서는 배달지 인근에 택배 터미널이 필요하다. 택배 기사들도 바로 배달을 할 수 있어 시간과 유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바로 택배를 받는 국민과 배달하는 택배 기사, 택배를 활용해 사업을 하는 판매자들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택배사가 서울 시내에 배송해야 하는데도 택배 터미널은 시외에 두고 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서울 시내에 필요한 만큼의 대형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택배 물량이 증가하면서 그만큼 택배 터미널 부지도 큰 것이 필요해졌다. 대형 공간이 있다 해도 택배가 들어갈 수 없는 인허가 문제가 있다. 대규모 시설이 구축될 때 택배시설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 이 때문에 국내 대형 택배사 중 한 군데는 서울 시내에 42개의 택배 터미널이 필요하지만, 15개만 시내에 있고 27개는 경기도 하남·구리·남양주·부천 등지에 있다. 그중에는 서울 노원구가 배달지인데 택배 터미널은 남양주에 있어 택배 기사 왕복 거리가 50㎞, 운전 시간만 1시간이 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비효율과 서비스 저하가 발생한다.
국토부도 이런 상황을 파악해 이번 방안에 여러 가지 해결책을 내놓았다. 신도시나 재개발 추진 시 일정 규모의 물류시설을 확보하고, 도심 인근 배송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도시철도 차량기지에 입주 허용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심 내에 물류시설이 입주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풀거나 그곳에 입주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입주 가능한 부지를 택배 터미널로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방향은 나왔다. 남은 것은 ‘스피드’다. 저성장시대에 택배산업은 급성장해왔고 앞으로도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택배산업은 최근 20년간 꾸준한 성장을 통해 택배 기사, 분류 아르바이트, 관련 설비산업 등 ‘택배 생태계’에서 꾸준히 일자리도 창출되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가야 한다. 생활물류 서비스 발전 방안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도심 내 또는 인근에 택배 터미널을 얼마나 단기간에 구축하느냐에 달렸다. 전국 택배 물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가장 대표적인 지자체인 서울시에서 ‘베스트 프랙티스’를 만든다면 다른 지자체 확산도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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