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R&D직원 수백명 해고
생산시설 이전 나서는 美기업
美 아닌 동남아 국가들로 몰려


미·중이 가까스로 무역협상을 재개했지만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내 연구·개발(R&D) 법인 직원 수백 명 해고에 나서고 크록스·아이로봇 등 미국기업들은 중국 밖으로 생산물량을 이전하는 등 무역전쟁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웨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미국에 본부를 둔 R&D 법인인 퓨처웨이 테크놀로지 소속 직원 수백 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퓨처웨이가 방대한 규모의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며 “일부 직원은 이미 해고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퓨처웨이 직원 가운데 중국 출신의 경우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선택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퓨처웨이는 5세대(G) 이동통신을 비롯해 통신기술과 비디오·카메라 기술 등의 분야에 210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에서만 약 850명을 고용하고 있는 퓨처웨이는 실리콘밸리(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시애틀(워싱턴주), 댈러스(텍사스주) 등에 연구실을 두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 6월 화웨이가 미 대학들과의 연구협력 중단 조치를 피하려고 퓨처웨이를 모회사에서 분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화웨이와 퓨처웨이는 50개 이상의 미국 대학들과 다양한 범주의 협력연구 및 교부금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중국에 핵심 생산기지를 마련했던 미국 제조업체들도 중국 밖으로 생산물량 및 시설을 옮기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신발제조업체 크록스는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오는 신발 제품 비중을 6월 현재 30%에서 내년에는 10%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룸바 청소기를 제조하는 아이로봇은 중국 생산 비중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디젤엔진제조업체 커민스는 중국 생산물량 일부를 영국 등으로 돌리면서 관세비용 5000만 달러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가구업체 러브색은 올해 초부터 75%에 달했던 중국 생산 비중을 60%로 줄였으며 내년 말까지 중국에서의 생산을 아예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바람과 달리 중국을 떠난 미국 제조업체들 가운데 미국으로 돌아오는 업체는 거의 없고 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 등 생산비용이 낮은 아시아 국가들이 수혜자로 꼽혔다. 중국 외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수입이 증가한 반면, 미국 내 생산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 사이에 1.5% 감소했다. 6월 미국 제조업지수 역시 2016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100여 개 기업은 중국 외 지역에서 대체 공급업체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상무부에 25% 관세면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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