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 공장 자동화 혁신 주도
‘자동화 모듈’ 회원사에 공유도
과거의 공정 오류 데이터 분석
기계 멈추기 전에 오작동 방지
기계 연결, 여전히 케이블 많아
5G로 잇는 게 완전자동화 핵심
지난달 25일 찾은 세계 최대 스마트팩토리인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팩토리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독일 지멘스와 폭스바겐, 미국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중국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들의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공장 자동화 연구가 이뤄지는 곳이다. 특히 제조업을 필두로 한 2차 산업혁명의 주역이었던 독일이 이젠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제조업 혁신’으로 제2의 도약기를 맞기 위한 움직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다. 독일은 지금 인공지능(AI), 5세대(G) 이동통신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공장 자동화를 통해 전통 제조업을 어느 산업보다 ‘똑똑한’ 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치열하게 뛰고 있다.
카이저슬라우테른 스마트팩토리는 2005년 설립된 비영리 기구다. 글로벌 기업 53개가 회원사로 등록돼 자동화 공정을 연구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중에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각 기업이 최첨단의 기술을 연구하고 적용해보는 스마트팩토리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각 공정에 모두 결합할 수 있는 자동화 ‘모듈’들을 각 회원사가 구입해 모두가 공유하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중소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해 자동화 공정을 체험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마틴 루스코프스키 카이저슬라우테른 스마트팩토리 총괄책임자 겸 독일 인공지능연구센터(DFKI) 공장시스템 연구장은 “스마트팩토리에서는 제품(product)이 곧 공정(production)”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팩토리도 제품이나 일반 공장처럼 똑같은 목표를 갖고 있어요. 제조 비용을 낮추는 게 최상의 목표죠. 아무리 하이테크(high-tech)의 자동화 공정이라도 비용이 비싸다면 효율화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제조 비용을 최대한 낮추되 어느 공정 단계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유연하게(flexible) 자동화할 것인가가 최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죠. 이곳에서 이뤄지는 모든 연구와 생산의 목적입니다.”
스마트팩토리에서는 AI를 어디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관한 연구가 한창이다. 이곳에서 AI는 오류로 인해 공정이 멈추거나 불량품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에 집중적으로 적용되고 있었다. 이른바 ‘예측적 관리(predictive maintanance)’라는 개념이다. 공정의 반복으로 얻어진 데이터를 분석해 과거 특정 진동이 있은 후 공정에 이상이 생기거나 불량품이 발생했을 경우, 같은 진동이 발생하면 즉각 이를 알려 오류를 사전에 방지하고 관리해 준다.
최근 카이저슬라우테른 스마트팩토리는 스마트팩토리에 5G 이동통신을 적용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루스코프스키 총괄책임자는 “가장 자동화됐다고 자부하는 이곳 스마트팩토리도 기계와 기계를 연결할 때 케이블(전선)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데 현존하는 와이파이는 신뢰가 어렵다”며 “최대한 많은 기계가 서로 접촉해 소통하는 방식이 완전 자동화의 핵심인 만큼, 기계와 기계를 무선으로 이어주는 5G 기술이 그 지평을 열어주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팩토리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제기하는 궁금증, 즉 ‘스마트팩토리는 궁극적으로 사람을 대체할 것인가?’라는 ‘우문(愚問)’에 ‘현답(賢答)’이 돌아왔다.
“스마트팩토리는 인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더 인간다울 수 있도록 돕는 도구예요. 기계와 인간이 잘할 수 있는 일이 다르다는 데서 출발하죠. 단순 작업을 기계가 대신함으로써 오히려 인간이 더욱 인간다울 수 있는, 창조적인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된 거죠. 인간에게 하나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겁니다.”
카이저슬라우테른(독일)=글·사진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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