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백조의 호수’공연 앞두고 방한한 코레스니코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 시어터
20년간 프리마 발레리나 활약
선배들은 출산하면 은퇴했지만
엄혹한 체형관리로 39세 현역
식단관리는 정신수양에도 도움
발전 없으면 죽은것,매일 훈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 시어터(St Petersburg Ballet Theatre·SPBT)는 단원들의 자부심이 대단한 발레단이다. 국가 지원이나 민간 후원을 받지 않고 오로지 공연 수입을 통해 재정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4년 설립 후 단기간에 세계 정상급 발레단으로 인정받으며 각국에서 연간 최대 250여 회 공연을 하고 있다. 이 발레단에서 20여 년을 활약해 온 프리마 발레리나 이리나 코레스니코바(39)가 그 중심에 있다.
“각국 순회공연에서 걸작 발레를 다양하게 공연하고 있어요. 무대 장치와 의상도 우리가 직접 만듭니다. 우리 발레단에는 훌륭한 예술가가 많습니다.”
코레스니코바는 SPBT가 오는 8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리는 ‘백조의 호수’(포스터)주역으로 출연한다. 공연 무대 점검을 위해 SPBT 창립자이자 남편인 콘스탄틴 타킨과 함께 한국에 온 그를 지난 10일 서울의 한 호텔 회의실에서 만났다. 코레스니코바는 시차 문제 등으로 목이 쉬어 있는 상태였으나 “기자가 묻겠다면 최선을 다해 대답할 의무가 있다”며 예정대로 인터뷰에 응했다. 코레스니코바는 옆에 자리한 타킨에게 아주 낮은 목소리로 질문에 대한 답을 말했고, 이를 타킨이 정확한 발음으로 다시 옮기는 형식이었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통해 들은 발레리나 코레스니코바의 생각들은 몇 가지 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첫째는 육아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강하다는 것. 5세 딸을 둔 그는 “발레리나와 엄마 역할을 동시에 잘하고 싶다”고 했다. 싱가포르, 홍콩, 이스탄불 등 세계 곳곳을 딸과 동행하는 것은 그 때문이란다. “지난 2005년 런던 공연 때는 모유 수유 직후에 무대에 오른 적도 있다”며 웃었다. “선배 무용수들은 출산을 하면 은퇴를 했으나, 이제는 체형을 관리하며 무대에 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가족들이 많이 도와야죠. 저도 남편이 큰 도움을 줬습니다.”
두 번째는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는 발레리나답게 엄혹한 자기 관리를 한다는 것. 170㎝가 훨씬 넘는 키에 균형 잡힌 몸매를 지니고 있는 그는 기름에 튀기거나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일절 먹지 않는다고 했다. 야채와 생선 위주로 식단을 짠다. 공연 직전엔 물만 먹으며 몸매 관리를 하는 적도 있다며, “그게 정신적인 수양에도 도움을 준다”고 했다.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최고의 테크니션이라는 말을 듣는 그는 이렇게 말했다. “실력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니 매일 아침마다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발전이 없으면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을 매일 새기고 있습니다.”
그가 발레로 사회 공헌을 실천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세계 빈민구호를 위한 비정부기구(NGO)단체 ‘옥스팜’을 통해 난민 문제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기금을 모으기 위한 활동을 했다. “발칸 지역 난민캠프를 방문했을 때, 그 상황을 더 잘 알게 됐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녹여서 ‘그녀의 이름은 카르멘’이라는 작품을 만들어 무대에 올렸지요.”
그는 이번에 14년 만에 한국에 왔다. 지난 2005년 대구 국제무용제에 초청돼 ‘지젤’ 무대에 선 적이 있다. 서울 무대는 처음이다. 이번 공연작 ‘백조의 호수’는 그가 19세 때부터 출연한 것이다. 백조 ‘오데트’와 흑조 ‘오딜’ 1인 2역을 연기하며, 런던 앨버트 홀 등 각국 무대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기술적인 것은 익숙한 편이니,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답고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해 신경을 씁니다.”
그는 한국 무용수들을 잘 알지 못하지만,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기민(27)과는 런던에서 ‘백조의 호수’를 함께 공연한 적이 있다고 되돌아봤다. “2주간 훈련을 한 후에 몇 주간 공연을 했는데, 기민 씨가 저를 잘 많이 도와줘서 잘해낼 수 있었습니다. 무대 안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훌륭한 태도를 지니고 있는 발레리노라고 기억합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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