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보좌관’서 인턴役…아이돌 출신 배우 김동준

“인턴이 메이크업할 시간이 있었을까요?”

JTBC 드라마 ‘보좌관’에서 국회의원 보좌관실의 인턴 한도경 역을 맡은 배우 겸 가수 김동준(사진)은 메이크업도 받지 않은 채 카메라 앞에 선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대다수 배우가 ‘더 예쁘게(멋지게) 보이려’ 분장에 신경 쓸 때, 김동준은 대본을 파고들었다. “(한)도경이는 살기 바빠서 메이크업 같은 건 안 했을 거예요. 그루밍족(외모를 가꾸는 남성을 뜻하는 말)도 아닐 거고요.” 김동준의 진심을 제작진도 인정해줬고, 이례적으로 분장조차 받지 않고 카메라 앞에 서서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었다.

김동준은 국회에서 일하는 이들의 분위기를 느껴보기 위해 출근 시간에 맞춰 지하철을 타고 국회의사당역으로 갔다. 그곳에서 바삐 움직이는 이들의 표정을 하나하나 읽으며 연기하는 데 밑거름으로 썼다. 현역 국회의원 사무실도 찾아갔다. 살아 있는 현장을 직접 보는 것보다 좋은 공부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사무실을 꼼꼼히 살폈어요. 실제 그곳에서 일하는 인턴의 책상을 보고 ‘이 사무용품은 왜 여기 놓여 있을까?’ 고민도 해봤죠. 정치와 법안 등에 대한 제 생각을 A4 용지 5장 반 분량으로 정리해서 감독님께 보여드리기도 했어요. 정치에 대한 제 생각이 없으면 용어 사용도 어색할 것 같아서 정확히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18세 나이에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한 김동준은 인턴 생활을 경험할 기회는 없었지만, 실제 인턴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을 비롯해 주변인들을 관찰하며 “내 연습생 시절과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인사만 열심히 하던 그 시절 자신의 모습에서 김동준은 실마리를 찾았다.

“‘안녕하세요. 인턴 면접 보러 온 한도경입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국회의원실을 방문하는 장면에서 옛날 제 연습생 시절이 떠올랐죠. 저도 그 당시 도경이처럼 항상 긴장했고, 실수해서 혼도 많이 났어요. 도경이가 극 중 성장해가는 과정은 제가 연습생을 거쳐 데뷔 후 조금씩 경험을 쌓아가는 모습과 꽤 닮았다고 느꼈죠.”

김동준은 ‘보좌관’ 이전에도 ‘블랙’ ‘동네변호사 조들호’ ‘빛나라 은수’ 등 굵직한 드라마의 주·조연을 거치며 배우로서도 안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가 속한 제국의아이들 출신인 임시완, 박형식이 이미 주연배우로 자리매김한 데 이어 그룹의 막내였던 김동준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멤버 모두 가족만큼 함께한 시간이 길기 때문에 그룹 밖에서도 잘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배워야 할 것이 많은데, ‘보좌관’에 함께 출연한 정진영 선생님이 ‘하나하나 잘 가고 있어’라고 말씀해주신 것에 용기를 얻어서 연기하고 있어요. 이제 ‘보좌관’ 시즌1이 끝나고 곧 시즌2가 시작되는데, 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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