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 국내진출 日은행 여신액 25兆

금융위원장 “빌릴 곳있다” 지만
단시간에 일본 자본 유출되면
기업자금 흐름 메가톤급 충격


일본이 경제보복조치를 금융 분야로 확대해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 거부, 신규 대출 축소, 일시적인 대규모 유출 등이 이뤄지면 총여신 규모나 기축통화 측면을 고려할 때 충분히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6일 금융위, 국회 정무위원회 김정훈(자유한국당) 의원 자료를 보면, 일본은행의 총여신규모는 전체 외국계 은행의 25.2%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자금회수 등 금융 보복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과거 외환위기 때 ‘와타나베 부인’(고수익 노리는 일본 일반투자자) 자금유출사례를 떠올리면, 짧은 시간에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본계 자금의 6월 말 기준 국내 시총 보유액은 12조9860억 원, 전체 외국인 주식 보유액의 2.3%다. 장재철 KB금융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식시장 내 총 외국인 투자에서 일본계 자금 비중이 크지 않더라도 한국의 경제펀더멘털 약화, 일본 자금 유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중첩되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집계에 따른 한국에 대한 일본은행의 총여신도 눈여겨봐야 한다. 정확한 규모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2018년 말 기준 562억7000만 달러(약 66조4000억 원)로 일본계 은행이 한국의 은행과 기업에 직간접으로 빌려준 돈이 포함돼 있어 자금경색 시 기업 자금 흐름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이 자금은 한·일 간 갈등이 격화된 2008년 금융위기, 2012년 독도 사태 때 각 4분기, 2분기 연속 유출됐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출 규제조치에 금융규제, 비관세장벽까지 동원되면 치명적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일본 금융권을 두루 접촉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의 경우 상당한 규모의 차입금과 투자를 한국보다 금리가 낮은 일본 금융권을 통해 유치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일 갈등이 장기보복전으로 치달으면 일본 정부가 금융보복 카드를 쓸 수 있고 기업 신용도를 더 하락시킬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일본 정부가 경제보복조치를 금융 분야로 확대해도 영향력이 제한적이며 의존도가 높지 않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앞서 지난 5일 “일본이 돈을 안 빌려줘도 얼마든지 다른 데서 빌릴 수 있다”고 ‘호언’했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일본계 은행 국내대출 규모가 예년 수준을 회복했고 국내은행의 외화 유동성 비율이 규제수준을 웃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우려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민종·박세영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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