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들은 모두 ‘비서’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헌법에 입각해 국정을 집행하는 국무위원·장관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가급적 드러나지 않아야 하고, 자기 정치를 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정반대다. 권력 2인자 지적이 어울릴 정도로 거침없이 나선다. 곧 법무장관에 지명될 것이 확실시된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이런 현상은 더 도드라져 보인다.

그러나 조 수석의 최근 행태를 보면, 소소한 일탈이 아니라 국정 문란이라고 할 정도로 월권·군림이 도(度)를 넘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 자료를 먼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것은 비밀누설이나 직권남용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하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 일반 이사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는 보도자료를 산업부의 공식 배포 14분 전에 조 수석이 먼저 공개했다. 해당 부처는 조 수석에게 제대로 항의도 못하고, 반대로 ‘대신’ 사과하는 어이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일반 공무원이라면 기강 문란으로 조사할 대상이다. 그런데 공직 기강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스스로 위반했다. 외교부·환경부 등의 비밀누설 문제가 벌어졌을 때 공무원의 휴대전화를 사실상 압수, 사생활까지 뒤지던 곳이 민정수석실이다.

조 수석은 이날만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된 5개의 게시물을 올렸다. 전날엔 자신의 페이스북에 ‘죽창가’를 올렸다. 일과 중에 올린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것이 민정수석의 ‘고유 업무’인지, 일탈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조 수석은 인사 검증 실패에 책임이 무겁다. 검·경 수사권 조정 추진 과정에도 문제가 많다. 비서의 직분을 망각한 채 할 일은 제대로 못하면서, 다른 분야 업무엔 대놓고 나서는 것은 ‘오지랖’의 문제를 넘어 국정 농단이 될 수 있다.

이런 인사는 법치를 총괄하는 법무장관 적임자일 수 없으며, 문책 대상이다. 정치 중립 의문 등으로 청문보고서조차 채택되지 못한 윤석열 후보에 대한 검찰총장 임명 강행도 임박했다. 이런 오기 인사는 결국 심각한 후유증을 낳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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