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남매 엄마’ 폰데어라이엔

남성 2개월 유급 육아휴직 등
저출산문제 적극 나서며 명성


‘첫 독일 여성 국방장관’ ‘포스트 메르켈(앙겔라 메르켈 총리)’ ‘저출산 파이터.’

유리천장을 깨고 첫 여성 유럽연합(EU) 수장에 등극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이 보유한 타이틀이다. 7남매의 엄마이면서 의사 출신으로 국방부 장관을 지내는 등 이미 유명한 인물인 폰데어라이엔은 이번에 ‘첫 여성 EU 집행위원장’이라는 세계타이틀을 하나 더 갖게 됐다.

1958년 벨기에에서 태어나 13세에 독일로 이주한 폰데어라이엔은 영국 런던 정경대(LSE)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독일 하노버 의대에 진학해 의학박사를 받았다. 산부인과 의사 겸 의대 교수로 일하던 그는 정치인으로 변신해 중도보수 기독민주당 소속으로 니더작센주 지방의회에 진출했다. 중도 우파 정치인으로 니더작센주 총리를 지낸 아버지 에른스트 알브레히트의 후광 속에서 승승장구했다. 폰데어라이엔은 메르켈 총리에게 발탁돼 2005년 가족여성청년부 장관을 맡으며 40대 중반에 화려하게 중앙 정치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2009년부터 2013년까지는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다. 2013년 12월에는 독일에서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국방부 장관을 맡았다.

7명의 자녀를 출산한 폰데어라이엔은 남성의 2개월 유급 육아휴직 제도 등 저출산 문제에 팔을 걷어붙여 한때 ‘저출산 파이터’로도 명성을 날렸다. 출산 증가가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지론을 펼쳐 한때 기민당 내 진보파로 분류되기도 했다. ‘워킹맘’이 육아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노동부 장관 당시 직원들에게 긴급한 경우가 아니면 근무시간 외에는 연락하지 않도록 하는 등 ‘복지’에 신경 썼다. 국방부 장관 재임 시절에도 군대를 ‘최고의 직장으로 만들자’며 사병 복지를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의 유력한 후계자 중 한 명으로 꼽혀왔지만, 2017년 총선 이후 후계자 그룹에서 밀려나는 상황이었다. 연방군 내 장비 부족과 부실, 모병 부족, 연방군 내 극우주의자의 활동 등으로 인해 궁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국방부 차관이 고임금의 고문들을 고용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연방하원 조사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는 상황에도 처했다. 이로 인해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 직전에는 메르켈 총리가 선거 후 개각을 단행할 경우 개각 명단에 포함될 것이라는 분석이 언론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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