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기술에서 ‘표준화’가 중요한 이유는 기계 간의 공통 언어를 만들어 기계와 기계가, 기술과 기술이, 또 기계와 사람이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하나의 ‘규정(Norm)’을 마련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공통된 언어 없이 존재한다면 다른 기계, 기술, 인간과 소통하지 못해 쓸 수 없죠.”
지난달 2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독일 전기기술협회(VDE) 본사에서 만난 제니 게이코(사진) 표준화위원회 인더스트리 4.0(SCI 4.0·Standardization Council Industrie 4.0) 대표이사는 전 국가적·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기술과 기술의 표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표준화는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하는 것으로, 곧 ‘신뢰’이자 ‘안전’과 연결된다”며 “기술 호환을 통해 A라는 신호를 보냈을 때 B가 작동되는 등 가장 기초적인 기술 간 신뢰다. 결국 산업 공간에서 기계와 기계 간, 기계와 인간 간에 대화가 통해야 안전한 공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독일 ‘인더스트리 4.0’이 전략이라면 랩스 네트워크 인더스트리 4.0(LNI 4.0·Labs Network Industrie 4.0)은 이를 실행하고, SCI 4.0은 이를 바탕으로 한 기술 표준화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독일의 규격 인증기관인 VDE를 포함한 기술, 정보 표준화 및 인증 기관들이 모여 기술 케이스(Use Cases)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있다. LNI 4.0을 통해 중소기업들로부터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자동화 공정 및 4차 산업혁명 기술 사례를 받아 어떤 기술을 새로 표준화할지 결정하게 된다. SCI 4.0에서는 국내 기술 표준화뿐 아니라 국가 간 표준화도 진행하고 있다.
SCI 4.0가 주목하고 있는 표준화는 바로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규정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AI가 적용된 로봇이 산업에 많이 투입되고 있어 AI 및 로봇 표준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는 공정 안에서 사람과 로봇을 안전상의 이유로 물리적으로 격리시키고 서로의 공간을 분리해 따로 일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함께 일해야 한다”며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 인간과 로봇의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표준화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독일) =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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