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웨일스, 9월부터 실시
성별 따른 품목지정 금지
멕시코시티도 지난달 시행


‘교복 바지는 남학생용, 치마는 여학생용? 노(No)!’

전 세계 각지에서 ‘성(性)중립적’ 교복 정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영국 웨일스 전역의 각급 학교에서 남녀 학생 간 교복 차이가 없어지고 멕시코시티의 공립학교에서도 남녀를 특정한 교복을 꼭 입지 않아도 된다.

17일 인디펜던트,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웨일스 지방정부는 신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9월 1일부터 웨일스 전역의 학교에서 성중립적 교복 정책을 실시한다. 웨일스 교육당국이 발표한 새 정책에 따르면 각 학교는 남성용, 여성용을 구분하는 교육지침을 내릴 수 없고 특정 공급자 외에 다른 매장에서도 자유롭게 교복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바지는 남학생용’으로 묘사돼서는 안 된다. ‘치마는 여학생용’으로 규정되는 것 역시 금지된다. 커스티 윌리엄스 웨일스 교육장관은 “새 정책은 각 학교의 교복지침이 성별에 따라 의복 품목을 지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어떤 옷이 그들의 성에 적합한지에 대한 구시대적 사고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웨일스 지방정부의 성중립적 교복 정책 도입은 지난해 여름 기록적 폭염 당시 일부 학생·학부모가 지나치게 엄격한 학교 교복지침에 문제를 제기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협의 과정에서 많은 이가 성중립적 교복 도입을 지지했다. 성중립적 교복을 강력히 지지한 성소수자(LGBT) 자선단체 스톤월의 앤드루 화이트 이사는 “중요한 바는 바지냐, 치마냐가 아니라 가장 편한 옷을 입도록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웨일스의 새 교복정책은 성중립 원칙 외에도 학부모 가정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여름용 교복과 겨울용 교복이 꼭 필요한지, 학교 로고가 반드시 필요한지를 검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각 학교가 교복을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사실 웨일스 외에도 영국에서는 잉글랜드 지방을 비롯해 모두 120여 개 학교에서 이미 성중립적 교복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적어도 40개 중등학교가 여학생의 치마 의무화를 중단시켰다. 상당수 학교는 성중립성을 위해 치마 착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카운티 위클로의 한 초등학교 역시 오는 9월부터 총학생회의 제안에 따라 성중립적 교복 정책을 도입한다. 학교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어떻게 옷을 입어야 편안하고 행복해하는가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중남미 국가인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공립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역시 성별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원하는 교복을 입을 수 있다. 지난 6월 초 진보성향 여당인 모레나(국가재건운동) 소속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성중립적 교복 정책을 발표했다.

당시 그는 “여학생이 치마를 입고 남학생이 바지를 입는 시대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흘러갔다고 생각한다”며 “남학생이 원한다면 치마를 입고, 여학생 역시 원하면 바지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교육부는 세인바움 시장의 발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성중립적 교복 정책이 즉시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학생들은 법적으로 교복을 입지 않아도 되지만 교육부는 공립학교 학생들이 교복을 입도록 권고하고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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