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발레’ 아티스틱수영은 어떤 종목
스피커 물속 6개·물밖 4개 설치
정치적 노래 외 모든 음악 허용
선수들 젤라틴 발라 머리 고정
2 ~ 4분간 규정·자유종목 겨뤄
한국 팀 31개에 선수 53명 뿐
아티스틱수영은 종합예술에 비유된다. 음악, 안무, 그리고 수영이란 삼박자를 고루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의 발레로 불린다. 그만큼 까다롭다.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에서 2017년 아티스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수영이 열리는 곳은 염주종합체육관. 음악이 중요하기에 성능이 뛰어난 스피커가 구비돼 있다. 스피커 수에 관한 규정은 따로 없다. 다만 수면 아래에서도 연기를 펼치기에 수중에도 스피커를 설치한다. 염주종합체육관엔 수면 위에 4개, 수중에 6개의 스피커가 설치돼 있다. 스피커의 음량은 수면 위에선 105∼125㏈, 수중에선 98∼110㏈을 유지해야 한다. 수중 스피커는 수심의 절반인 1.5m 부근에 설치한다. 아티스틱수영 경기장의 수심은 3m. 아티스틱수영장 규격은 최소 한쪽의 길이가 20m, 또 다른 쪽은 30m인 직사각형. 염주종합체육관은 가로세로 25m, 30m와 수심 3m의 임시 풀장이다. 수온은 26∼27도. 경기장에 흐르는 음악에 따라 연기하며, 음악의 장르엔 딱 하나의 제한이 있다. 정치적인 노래는 금지된다. 그게 아니라면 클래식부터 대중가요, K-팝까지 어떤 음악이든 허용된다. 지난 14일엔 미국대표팀이 국내 걸그룹 2NE1의 ‘내가 제일 잘나가’에 맞춰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아티스틱수영복은 다른 종목에 비해 화려하다. 모두 맞춤제작이기에 비싼 편. 김하현 대한수영연맹 아티스틱수영위원회 위원은 “2017년까진 어두운 색상의 수영복은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올해부턴 색상 규정이 없어졌다”며 “수영복은 그러나 여전히 화려하게 꾸며지기에 비싸고, 디자인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라고 귀띔했다. 수중에서도 연기하기에 코마개를 착용하며, 최근엔 개개인의 콧구멍에 맞춘 코마개가 인기다.
아티스틱수영에선 수영모 착용이 금지된다. 그런데 물에서 연기하다 보면 머리가 젖고, 헝클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여자선수들은 식용 젤라틴 가루를 물에 녹여 발라 머리를 고정하고, 남자들은 짧은 헤어스타일로 출전한다. 여자선수들의 경우, 머리 손질에 40분, 1시간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
아티스틱수영은 인원에 따라 솔로(1명), 듀엣(2명), 팀(8명), 프리 콤비네이션과 하이라이트 루틴(이상 8∼10명)으로 구성된다. 또 필수 수행요소가 포함된 규정종목(테크니컬 루틴)과 자유롭게 연기하는 자유종목(프리 루틴)으로 구분된다.
경기 시간은 2∼4분. 규정종목 솔로는 2분, 듀엣 2분 20초, 팀은 2분 50초. 자유종목 솔로는 2분 30초, 듀엣 3분, 팀은 4분이다. 프리 콤비네이션 역시 4분이며 하이라이트 루틴은 2분 30초다. 입수 전, 그러니까 사전 동작 10초를 포함하며 ±15초가 허용된다. 최종 점수는 기술과 예술, 난도, 수행 여부를 평가, 합산해 책정한다.
17일 열린 팀 자유종목 예선에서 한국대표팀의 이리영(고려대), 이유진(백석대), 백서연(건국대), 김지혜, 김준희, 이가빈(이상 동광고), 구예모, 이재현(이상 마포스포츠클럽)은 77.1667점을 받아 27개 팀 중 18위에 그쳤다. 러시아는 한국보다 20점 이상 많은 97.7667점으로 우승했다. 러시아가 역대 세계선수권 아티스틱수영에서 획득한 금메달은 17일까지 56개다. 이 부문 2위인 미국(14개)을 압도한다. 러시아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17일까지 열린 아티스틱수영 6종목 중 5종목을 석권했다.
한국 아티스틱수영은 저변이 무척 취약하다. 등록선수는 53명으로 전체 수영 등록선수(3340명)의 약 1.6%다. 팀은 총 31개이며 초등학교 12개, 중학교 5개, 고등학교 8개, 대학 3개, 실업 3개뿐이다. 김효미 대표팀 코치는 “러시아 아티스틱수영은 인적 자원, 시설, 전통을 갖췄다”면서 “러시아는 특히 저변이 넓고 지원 시스템이 탄탄하기에 세대교체가 순조롭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아티스틱수영 선수 출신이자 심판이며 염주종합체육관의 장내아나운서를 맡고 있는 이연정 씨는 “국제대회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기 위해선 체계적인 선수 육성과 종목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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