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7월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와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7월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와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 ‘모든案 논의’ 제안배경·전망

우리정부 대안 先제시 무의미
‘日보복 우선해제→협상’ 요구

韓·日 ‘1+1’ 위자료 지급외
‘2+1 기금안’ ‘1+1+α’등
추가제안 가능성도 배제못해
3國아닌 중재위설치도 열어놔


정부 고위 관계자가 18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와 관련, ‘국민과 강제징용 피해자가 동의할 수 있다면 무슨 안이든 일본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외교적 해결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예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일본을 압박하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일본이 일단 경제보복 조치를 중단하면 어떤 안이든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국민과 피해자가 동의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어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1+1’ 외 다양한 협상안 = 일본과 협상 테이블이 열리면 정부 측은 한·일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조성해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인 ‘1+1’ 외 추가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즉각 거부한 안을 계속 고집하기보다는 일부 전향된 입장을 내놓아 일본 측을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가 “피해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밝힌 ‘2+1 기금안’(한국 정부 및 기업과 일본 기업이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 외에 한·일 기업이 소송 승소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고 그외 피해자들은 한국 정부가 책임지는 ‘1+1+α’ 안도 해법으로 거론된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이날 오전 ‘일본의 경제 보복과 한·일 관계’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KPF) 포럼에서 한·일 기업이 민간 수준에서 자발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고 한국 정부는 대법원 판결과 별도 트랙으로 피해자 지원에 나서는 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합의안 외 다양한 중재안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일단 미국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이 제안한 제3국 중재위원회 안은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중재위의 틀 안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방식의 중재위 설치 가능성은 열어 두는 발언이다. 하지만 국민과 피해자가 동의하면서 동시에 일본 정부와 타협이 가능한 안을 찾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피해자들의 의견을 구하는 과정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측에 외교적 해법 압박 =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의 현재 입장은 일본이 제안한 제3국 중재위 안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일본과 협상을 하게 되면 국민이 지지하고 피해자가 동의하는 하에서 협상의 여지가 생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협상도 안 했는데 우리 패를 먼저 까거나 바꾸는 게 아니라 일단 일본이 보복 조치를 풀고 협상에 나서라는 것”이라며 “그러면 그 테이블에서는 어떤 안이라도, 일본의 주장까지 모두 포함해 논의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날(17일) 정부 고위관계자가 외신 기자 대상 간담회에서 “모든 제안을 테이블 위에 올릴 수 있다.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밝힌 것과도 연결된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양국 국민과 피해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함께 논의해보자”고 제안한 바 있다. 결국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동시에 일본과의 대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전향적인 입장을 조심스레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입장에 당장 일본이 화답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정부 안팎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우리는 계속 대화 의지를 내보이지만 일본이 너무 무성의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계속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동시에 일본 주장의 부당성을 적극 알리는 ‘국제사회 여론전’을 통해 일본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을 유지하기로 했다.

민병기·유민환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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