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종교 박해 생존자들을 만나던 중 탈북민 기독교 신자 주일룡 씨와 악수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종교 박해 생존자들을 만나던 중 탈북민 기독교 신자 주일룡 씨와 악수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탄핵안’ 압도적 부결

트럼프 “탄핵은 끝났다” 선언
러 스캔들·인종차별 발언 등
논란 딛고 국면 전환에 나서

민주당은 당내 갈등만 노출
大選 과정서 큰 과제 떠안아


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의안을 큰 표차로 부결 처리하면서 러시아 스캔들(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과 인종주의 발언 등으로 수세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한시름을 덜게 됐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표결에서 당내 진보파와 중도파 간 갈등을 고스란히 노출시키면서 향후 대선 국면에서 해결해야 할 큰 과제를 안게 됐다.

17일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원은 전날 앨 그린(민주·텍사스) 의원이 제출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그린 의원은 이날 표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주의자로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결과는 찬성 95 대 반대 332로 부결 처리됐다. 민주당(235석)은 투표 참석자 중 95명이 찬성했으나 135명이 반대했다는 계산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뒤 처음 올라온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부결된 것은 탄핵 추진 시 정치적 후폭풍을 우려한 민주당 지도부의 반대에 따른 예고된 참사로 풀이된다. 공화당(197석)은 투표에 참석한 194명이 모두 반대에 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과에 대해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은 끝났다”고 선언하며 국면 전환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 경제 붐, 최고 일자리 수, 최대 감세, 군 재건 등을 이룬 여러분의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끝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대선을 앞두고 적전 분열 상황을 드러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표결이 민주당 하원의 분열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NYT도 “탄핵 결의안은 실패하고 민주당 분열 정도가 드러났다”고 평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트위터에 공동전선을 형성하던 민주당 진보파와 중도파가 이번 표결로 다시 갈라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 내 진보파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지속적으로 탄핵을 요구했으며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뒤 탄핵 목소리를 더욱 키워왔다. 중심 인물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해온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라시다 틀라입(미시간), 일한 오마(미네소타), 아이아나 프레슬리(매사추세츠) 의원 등 이른바 ‘4인방’이다. 이번 탄핵 결의안 투표에서도 4인방은 모두 찬성에 표를 던졌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와 중도파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결의안이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을 통과하기 힘들 뿐 아니라 자칫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의 결집만 불러올 수 있다며 신중론으로 맞서왔다. 민주당 1인자인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전날 그린 의원의 탄핵 결의안 발의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NYT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우리는 6개 상임위원회를 통해 권력 남용, 사법 방해를 비롯해 대통령이 연루됐을 사안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 탄핵은 상임위 조사 후에 결정할 뜻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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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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