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구형한 징역30년 추가
15조원 추징… 두번이나 탈옥
25년간 美에 마약 200t 밀매
멕시코의 ‘마약왕’으로 악명 높은 호아킨 구스만(사진)이 미국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126억 달러(약 14조8806억 원)의 추징 명령도 받았다. 땅딸보라는 뜻의 ‘엘 차포’라는 별명으로 불린 구스만의 이야기는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17일 미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브라이언 코건 판사는 구스만에 대해 종신형을 선고했다. 여기에 검찰이 추가 구형한 징역 30년형이 추가됐다. 코건 판사는 구스만에게 마약 밀매 등으로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되는 126억 달러 추징도 명령했다. 구스만은 멕시코 최대의 마약 밀매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을 운영하며 1989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에서 200t이 넘는 마약을 밀매한 혐의를 받아왔다. 구스만은 마약 밀매, 돈세탁, 살인교사, 불법 무기 소지 등 17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조직원을 포함한 50명 이상 증인의 증언을 통해 구스만의 범죄 행각이 낱낱이 드러났다. 이날 과거 조직원이었던 앤드리아 밸레즈는 구스만이 갱단에 100만 달러를 대가로 살해를 지시했고 자신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도움으로 탈출했다고 증언했다. 구스만의 전 경호원은 구스만이 상대 마약조직 조직원 3명을 살해했으며 총에 맞고 살아남은 1명에 대해 생매장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코건 판사는 “12주간의 재판을 통해 구스만의 범행이 ‘압도적 악’이라는 점이 명백해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구스만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 뉘우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통역을 통해 “내 사건은 얼룩졌고 온 세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구스만은 이날 약 30개월간의 구속 기간에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교정센터에서 “비위생적인 물을 마시도록 강요당했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거나 햇볕을 쬐지 못했다”며 “하루 24시간 심리적인, 감정적인, 정신적인 고문하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서 부인과 딸과의 만남이 불허되자 구스만은 멀리서 가족을 향해 손으로 키스를 날려 보냈다.
멕시코에서 두 번 탈옥한 그는 2017년 멕시코 당국에 의해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바 있다. 그는 탈옥 과정에서 주 연방 경찰, 정부 고위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거나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스만을 두 번 검거하는 데 기여한 레이먼드 도노번 미 마약단속국(DEA) 요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멕시코 정부뿐 아니라 구스만에게 피해당한 모든 멕시코 피해자를 위한 정의”라고 평가했다.
정유정·박준우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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