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산업고도화 영향때문
중국 산업고도화에 따라 반도체를 제외한 일본의 대(對)중국 중간재 수출 규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한국에서는 일본 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 산업을 자체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데, 한국이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서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라도 소재·부품 산업 육성에 역점을 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한국무역협회 ‘통상전략 2020’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대중 중간재 수출(반도체 제외) 규모는 739억 달러(약 87조2000억 원)였다. 같은 기간 733억 달러에 그친 한국보다 6억 달러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반도체를 제외했지만, 일본이 대중 중간재 수출에서 한국을 앞선 것은 2018년이 처음이다. 반도체를 합칠 경우 2018년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은 1289억 달러로 일본(851억 달러)과 큰 차이를 보였다. 무역협회는 반도체를 제외한 중국의 중간재 수입 수요가 한국에서 일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의 산업 고도화 때문이다. 중국의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중간재 자급과 수입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데, 일본이 상대적으로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15년 5월 ‘중국제조 2025’ 비전을 발표하면서 핵심부품과 소재, 고급 중간재의 국산화율을 높여 자국 제조업을 첨단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미국 공격의 주 타깃이 되기도 했지만, 중국 정부는 제조업의 핵심 발전전략인 중국제조 2025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수정·보완을 거쳐 계속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현정 무역협회 통상지원단장은 “2018년 기준 한국 중간재의 29.8%가 수출되는 최대 수요국 중국의 수요가 고급화되고 있다”며 “‘기술 사다리’ 위쪽에 자리 잡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동시에 미·중 갈등이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무역협회는 강조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1992년 한중수교 당시 3.5%에 불과했으나 이후 매년 급상승, 2018년 기준 26.8%를 기록하고 있다. 또 한국이 중국의 대미 수출 우회 기지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대중 교역 모델 수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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