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북한이, 판문점 만남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약속했다며 8월에 있을 ‘동맹 19-2’ 훈련의 중단을 요구했다. 만약 훈련을 강행한다면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엄포까지 놨다. 이는 북한 통일전략전술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2018년 초에는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 또는 연기를 주장했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말에 열릴 예정이었던 키리졸브 훈련은 평창올림픽 이후로 연기됐고, 실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은 취소돼 전체적인 규모가 축소됐다. 미국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한 발 물러서니 불과 1년 만에 아예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주장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영구 중단일 것이며, 또 그다음은 한·미 동맹의 해체가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방(國防)안보 분야는 전방위에서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다. 각종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해 군 기강을 무너뜨려 갔다. 이제 군대는 병사가 훈련 많이 시키는 군단장을 고발하고, 병사가 휴대전화로 억대의 도박을 하며, 장교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각종 조작과 은폐를 서슴지 않고 있다. 그중 가장 위험한 것은 한·미 동맹을 파탄으로 몰고 가고 있는 행태다.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대한민국 생존의 절대 상수인 한·미 동맹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우리 군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그 자리는 고스란히 일본 자위대가 채우고 있다. 동북아에서 대한민국의 지위가 그만큼 약해지는 것이다. 지난 8∼12일 미 해병대는 일본 자위대와 함께 임시부두 건설 훈련을 했다. 이는 한·미 해병대가 쌍용훈련 때 매년 해오던 훈련이다. 또, 지난 15일에는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가 규슈 남단에서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들과 함께 폭격훈련을 했다. 항상 한국군과 합동으로 하던 훈련들이다. 미국의 대(對)중국 ‘항행의 자유’ 작전 참여를 거부한 문 정부는 국제적으로도 왕따의 길로 가고 있다. 이 시간 미국은 일본·호주·캐나다와 함께 대규모 해군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당연히 한국은 그 자리에 없다. 일본이 10월에 주최하는 국제관함식에 초청받지 못한다. 우리가 미국과 사이가 좋다면 일본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천대하진 못한다.

그런데 이제 북한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이라는, 관·군이 총동원돼 실시했던 전쟁 대비 훈련을 못 하게 하는 데서 나아가 지휘소에서의 워게임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습까지 못 하게 한다. 어쩌면 문 정부로선 ‘불감청 고소원’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왕지사 오는 8월의 ‘동맹 19-2’ 훈련은 완전히 중단됐으면 한다. 반어법이 아니라 진심이다. 문 정부가 안보를 무너뜨리는 결정타는 바로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이다. 이번 ‘동맹 19-2’ 훈련은 바로 전작권 전환 자격의 첫 평가인 최초작전능력(IOC) 검증이다. 이걸 통과하면 내년에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하게 되고, 다음으로 2021년에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 평가를 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을 통과하면 전작권을 전환하게 되는데, 그것은 대한민국 안보의 사망 선고나 다름없다.

지금까지 무너뜨린 어떤 안보 분야 폐해보다 더 강력한 대못이 바로 전작권 전환이니, 이번 훈련을 하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전작권 전환이 1년 밀리게 돼서 문 정부 임기 내에 완수하지 못하게 된다. 무너지는 한·미 동맹 훼손, 딱 여기에서 멈추길 바란다. 더 이상은 너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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