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토층 녹으면서 뼈들 발견돼
러, 年거래액 587억원 규모로
무분별 채취 환경파괴 우려도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매머드 유해가 발견되고 있다. 비싼 값에 상아(엄니)를 팔 목적으로 인근 지역에서는 이른바 ‘매머드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

17일 BBC에 따르면 시베리아 듀바니 야르에서 영구동토층이 녹는 모습을 본 수 나탈리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싱크홀이 생긴 것처럼 땅이 무너졌다. 녹고 있는 바닥에는 통나무가 나와 있었는데 다시 보니 나무가 아닌 매머드 뼈였다.”

나탈리의 목격담과 같이 러시아 북부지역에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그 안에 보존된 매머드 유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매머드는 약 480만 년 전부터 4000년 전까지 지구상에 존재했고 기후변화, 사냥 등으로 멸종됐다. 긴 코와 4m 길이의 상아를 가진 고대 동물은 지구온난화가 시작되자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에서는 매머드 유해를 발굴하는 ‘매머드 러시’가 붐이다. 미국에서 ‘골드러시’ 시대에 금광이 발견된 지역으로 사람이 몰려든 것처럼 최근 러시아에서는 야쿠티아 지역의 영구동토층에 사람이 몰려들고 있다. 러시아에서 매머드 유해 연간 거래액은 4000만 파운드(약 587억8400만 원) 정도로 추산된다. 러시아 당국은 야쿠티아 지역에 매머드 유해가 50만t이 매장돼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는데 지난 2017년에는 70t, 2018년에는 100t 이상의 매머드 유해가 발굴됐다. 한편 매머드를 직접 판매하려고 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매머드를 연구하고자 하는 과학자나 새로운 관광상품을 판매하려는 이들까지 야쿠티아 지역을 찾고 있어 당국은 난처한 상황이다.

매머드 상아는 코끼리 상아를 대체하면서 주로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러시아에서 수출한 매머드 상아 중 80% 이상이 중국에 판매됐다. 판매된 상아는 보석이나 장신구, 칼, 기타 장식 등의 재료로 쓰이거나 악기 부품으로 활용된다. 중국에서 코끼리 상아 거래가 금지되면서 매머드 상아는 윤리적인 대체품으로 홍보되고 있다. 야쿠티아 사람들은 “우리가 매머드 유해를 발굴하면 아프리카의 코끼리들도 살 수 있다”며 “매머드 발굴은 우리와 아프리카에 모두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연환경적으로 농업이 불가능하고 실업률이 높은 야쿠티아에서 매머드 사냥은 재정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매머드 러시’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허가증을 가지고 매머드 잔해를 채취하는 것은 합법이지만 일부 매머드 사냥꾼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환경파괴를 하기 때문이다. 일부 매머드 사냥꾼은 영구동토층 표면 아래에 있는 매머드를 꺼내기 위해 강력한 펌프를 사용해 토양을 제거한다. 타스통신은 매년 약 100t의 매머드 상아가 야쿠티아에서 합법적으로 채굴되고 있는 반면, 그 두 배에 달하는 양이 불법으로 채굴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