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부부’ 리메이크도 제동
한류 우회 수출 전략 차질


중국판 ‘응답하라 1988’의 제작이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 측이 한류 콘텐츠의 수입 및 한류 스타 출연 등을 금지한 상황에서 리메이크에도 제동을 걸며 ‘제2의 한한령’(限韓令)이 시작된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텐센트픽처스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사진)의 리메이크 판권을 확보해 ‘샹웨주바’(相約八九)라는 제목의 현지 버전으로 제작을 준비해왔다. 당초 6월부터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해 이르면 내년 초 45부작으로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차질을 빚게 됐다.

중국 전문 에이전시 레디차이나 배경렬 대표는 “‘샹웨주바’ 외에 중국에 정식으로 판권이 팔린 또 다른 드라마 ‘고백부부’의 리메이크 역시 제작이 중단됐다”며 “한류스타가 직접 출연하는 작품의 중국 내 정식 유통이 어려워 우회 전략으로 리메이크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나 이 역시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달 중순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 드라마박람회’부터 본격화됐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전한다. 미중 무역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해외 물자 및 콘텐츠 수입을 꺼리던 분위기가 확산돼 그 불똥이 리메이크 시장에도 튄 것으로 분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미국과의 분쟁이 그 시작이었지만, 미국 콘텐츠 수입으로 대상을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문제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자국 콘텐츠 개발 및 보호 차원에서 미국 콘텐츠를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리메이크도 자제시키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지난달에는 국내 유명 배우 H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중국 영화 제작이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심사를 통과시키지 못하는 등 한한령의 벽은 여전히 높다. 여기에 리메이크 판로까지 난항을 겪으며 사면초가에 놓였다.

배 대표는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내 한류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중국 시장 역시 좀처럼 활로가 보이지 않는다”며 “우수한 크리에이터가 많은 한국에서 기획되고 초고가 나왔으나 제작은 되지 않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국어로 번역해 아예 중국 작품으로 제작하는 또 다른 우회 전략을 시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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