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의 신묘년풍악도첩 중 단발령망금강산.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겸재 정선의 신묘년풍악도첩 중 단발령망금강산.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겸재 정선의 신묘년풍악도첩(辛卯年楓嶽圖帖·1711년), 단원 김홍도의 병진년화첩(丙辰年畵帖·1796년) 등 고려 말부터 조선말기까지 실경산수화 36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를 23일부터 오는 9월 22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4부’로 구성됐으며 제1부 ‘실재하는 산수를 그리다’에서는 고려시대와 조선 전·중기 실경산수화의 전통과 제작배경을 살펴본다. 최근 기증받은 16세기 작품, ‘경포대도’ ‘총석정도’가 최초로 전시된다. 제2부 ‘화가, 그곳에서 스케치하다’에서는 화가들의 초본(草本)을 만날 수 있다. 김홍도의 ‘해동명산도첩’을 비롯, 남한강의 풍경을 스케치한 정수영의 작품 등이 전시된다. 초본은 밑그림을 말한다.

제3부 ‘실경을 재단하다’에서는 그림 속 화가의 위치를 상상하며 그들의 시점과 구도의 관계를 짚어보고 화첩, 두루마리, 선면 등 다양한 매체에 따른 구성과 여정의 편집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제4부 ‘실경을 뛰어넘다’는 화가가 경치를 재해석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형태를 의도적으로 변형하거나 과감하게 채색하고 붓 대신 손가락, 손톱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나아가 원근과 공간의 깊이 문제에 고민했던 흔적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화가의 치열한 예술적 실험 끝에 완성된 실경산수화는 우리 땅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다. 진경산수화로 잘 알려진 정선뿐 아니라 고려시대의 노영, 조선시대의 한시각·김윤겸·김하종·윤제홍 등은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 강산을 바라보고 각자의 방식으로 실경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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