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정권 향후 행보는…

“韓, 답 가져오라” 입장변화 요구
‘화이트리스트 제외’의견 수렴중
26일 각의서 최종확정 가능성도

ICJ제소·관세인상카드‘만지작’


21일 끝난 일본 참의원 선거 진행 과정에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카드를 적절하게 이용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선거 이후에도 반도체 원자재 수출규제 강화 등 보복성 조치를 계속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과반 의석 확보의 ‘일등공신’이 대(對)한국 보복조치였던 만큼 후속 강화조치가 뒤따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가 최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지난 1일 아베 내각은 “한국에 관한 수출 관리상의 카테고리를 재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일본 외환법 수출무역 관리령의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삭제하기 위한 정령(政令) 개정 의견 모집 절차를 시작, 24일까지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인터넷 홈페이지와 이메일을 통해서 비공개로 의견을 받을 뿐 공청회는 개최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26일 열리는 각의(閣議)에서 이를 최종 확정해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각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빼기로 결정한다면 개정안은 공포 21일 후부터 시행된다. 만약 한국이 일본의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된다면 비(非)전략물자 수출도 규제할 수 있는 캐치올(Catch all) 제도에 따라 식품과 목재를 뺀 거의 모든 산업이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관세 인상, 송금 규제, 한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기준 강화 등의 추가 조치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양국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소비세 강화 등으로 수세에 몰렸던 여당의 과반 의석 확보 성공에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면서 일본 내 전문가들은 관련 후속 조치들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일본의 강경 자세 배경에는 한국을 엄격하게 대하는 것으로 참의원 선거에서 순풍을 타려 했던 아베 정권의 의도가 엿보인다”며 “자유민주당(자민당) 간부가 후보자들에게 유세 연설 때 수출규제 강화를 언급하도록 조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2일 한국 언론을 시작으로 일본 주재 해외언론사 대상으로 자국 조치에 대한 설명회를 열겠다고 밝혔지만 일본 관계자들은 일본이 새로운 근거나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기보단 기존 입장을 되풀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상세한 자국 입장을 제시하기보단 국제적 여론을 환기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아사히(朝日)TV 인터뷰에서 “한국이 전후체제를 만들어 가는 가운데 한·일 관계 구축의 기초가 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반하는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은 정말 유감”이라며 “한국이 제대로 답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 논의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한일청구권협정은 한국과 일본이 전후체제를 만들면서 서로 협력하고 국가와 국가의 관계를 구축하자는 협정”이라며 “이런 협정에 위반하는 대응을 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또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규제는 결코 보복조치가 아니라 안보와 관련된 무역관리를 위한 것”이라며 “무역관리에 대해 3년간 협의하고 싶다고 한국에 제의했지만 답변을 주지 않았다. 한국 측에는 성실하게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강경 대응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22일 ‘한국을 상대로 한 아베 신조(일본 총리)의 가망 없는 무역전쟁’이라는 사설을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해제를 촉구했다. 통신은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 승리로 많은 사안에 정치적 장악력을 얻었다”며 “그 가운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일본이 이웃국 한국을 상대로 시작한 어리석은 무역전쟁에서 빠져나오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통신은 “일본 지도자는 정치적 분쟁에 통상무기를 끌어들이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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