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강경화·정경두 만나
호르무즈 연합체 등 꺼낼 듯
중·러 시위, 볼턴 겨냥 가능성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존 볼턴(사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23일 오후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한다.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가 각각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영공을 침범하는 등 ‘무력시위’를 벌인 가운데, 강경파로 분류되는 볼턴 보좌관이 동북아시아 안보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오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한 뒤 2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을 잇달아 만날 계획이다. 볼턴 보좌관이 일본과 한국을 잇달아 방문하는 것을 두고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로 촉발된 한·일 갈등에 미국이 중재 역할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양국에 전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들과 만나 한·일 문제와 관련해 “한국 대통령이 내가 관여할 수 있을지 물어 왔다”며 “아마도 (한·일 정상) 둘 다 원하면 나는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이 한국이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해서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볼턴 보좌관의 방한은 호르무즈 해협의 민간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연합체 구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미국 정부는 19일(현지시간) 한국 등 자국 주재 60여 개국 외교단을 모아 호르무즈 해협 안보를 위한 브리핑을 열고 각국에 호위 연합체 동참을 요구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이날 중국과 러시아의 무력시위가 볼턴 보좌관의 방한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볼턴 보좌관의 방한이 결국 한·일 갈등이 동맹을 흔드는 수준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아 한·미·일 삼각 협력을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때, 중국과 러시아가 이 같은 미국의 전략에 어깃장을 놓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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