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이란에 돈이 가면
미국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
中 최대 유화업체 시노펙에도
제재 가해질 가능성 배제못해
트럼프 “협상 더 어려워졌다”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이행 축소, 호르무즈해협 충돌 등으로 미·이란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 중국 국영기업에 제재를 가하고 나섰다. 갈등 당사자인 미국과 이란, 중동 국가들은 물론 유조선을 억류당한 영국, 미국발 제재를 받게 된 중국 등까지 휘말리면서 중동을 무대로 한 대치 상황은 해결 실마리를 찾기는커녕 갈수록 꼬여가는 형국이다.

22일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해외참전용사회(VFW) 전국대회 기조연설을 통해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캠페인의 일환으로 미국은 주하이전룽(珠海振戎)과 그 회사 CEO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그들은 (이란산) 원유를 받아들임으로써 미국법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돈이 아야톨라(이란 최고지도자)에게 가서 미군, 선원, 공군, 해병을 투입하고 그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중국 등 8개국에 대해 한시적 예외를 인정했지만 지난 5월 예외 조치를 철회했다.

이란산 석유를 구매, 중국으로 수입해온 주하이전룽은 중국 국영기업 난광(南光)그룹의 자회사다. 주하이전룽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인 2012년에도 이란과 거래를 이유로 제재받은 바 있다. 특히 주하이전룽과 함께 중국 최대 석유화학업체 시노펙(中國石化)이 중국이 수입하는 이란산 원유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어 향후 시노펙까지 제재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올 들어 5월까지 이란산 원유 1200만t을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블룸버그통신은 21일 유조선들이 중국 항구에 이란산 원유 수백만 배럴을 하역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란산 원유 거래에 따른 중국 기업 제재가 “장기간 무역전쟁과 전 세계를 아우르는 전략적 경쟁에 휘말린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을 높일 것이 확실시된다”고 평가했다. 앞서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제재에 일관되게 반대한다.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보호에 전념하고 있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의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 억류와 관련해서도 같은 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란은 나쁜 정권이다. 이들은 국민을 존중하지 않는다”면서 “이란은 공해상을 지나는 선박을 나포하는 국제적인 해적질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 세계가 이란의 위협이 현실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이는 단순히 미국을 향한, 혹은 이스라엘을 향한 위협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계된 고정간첩 17명을 체포했다는 이란 정보부 발표를 전면 부인하면서 직접 대이란 비판 공세에 나섰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란이 CIA 스파이들을 잡았다는 보도는 전적으로 틀렸다. 진실 제로(0)”라며 “몹시 망해가고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모르는 종교적 정권이 내놓은 그저 더 많은 거짓말과 선전, 선동”이라고 비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이란과의 협상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그들은 세계 1위 테러국가다”라고 주장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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